두산그룹이 두산건설 매각을 확정하며 구조 조정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그동안 3조 원 규모의 재무 구조 개선에 집중했던 두산그룹은 내년부터 수소 등 본격적인 신사업 확대에 나선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두산건설 지분 99.99%를 사모펀드(PEF)인 큐캐피탈과 신영증권 계열인 신영프라이빗에쿼티(PE), 유진자산운용 등이 함께 구성한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가는 4,000억 원 안팎으로 알려졌지만 인수 후 추가 증자 필요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인수 가격은 더 높아질 수 있다.
두산 측이 기대한 매각 가격이 인수 측이 부담 가능한 금액보다 높아지면서 두산건설 매각이 지연되자 두산그룹의 부동산 개발 자회사인 DBC를 비롯해 계열사에서 후순위채 방식으로 현금과 현물을 1,200억 원 이상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두산건설 내 부실이 큰 사업장을 두산중공업으로 넘기는 한편 향후 우발 채무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두산 측이 책임을 나눠지기로 하면서 인수자 측 부담을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건설은 물적 분할한 밸류그로스에 일산 위브더제니스 상가와 인천 학익 두산위브 아파트, 한우리리조트, 공주 신관 토지 등을 넘겼다. 두산그룹은 이르면 다음 주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해 산업은행과 맺은 ‘연내 구조 조정 완료’ 약정을 지키겠다는 계획이다.
두산건설 매각은 지난해부터 시도했지만 DS네트웍스·대우산업개발 등 유력 후보들이 장기간 협상 끝에 최종 포기한 바 있다. 이후에는 신영PE와 소시어스PE가 배타적 협상권을 얻어 실사를 진행했으며 이후 소시어스 대신 큐캐피탈이 나서 추가 투자자를 모집해 매각이 가까스로 성사됐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6월 산업은행과 재무 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한 이후 클럽모우CC·두산타워·두산솔루스·㈜두산 모트롤BG·두산인프라코어 등을 잇따라 매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