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조건 만남을 미끼로 남성을 유인한 뒤 위협해 금품을 빼앗으려 한 10대 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2일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1부(권순향 부장판사)는 특수강도 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남성 A(20) 씨와 B(19) 군에게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에게 보호관찰과 40시간의 성매매 알선방지 강의 수강 및 200시간 사회봉사,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5년간 취업제한 등을 명령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C(17) 양과 D(16) 양에게는 반성의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대구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했다.
동네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7월 부산에서 채팅 애플리케이션에 ‘조건만남’ 하자는 글을 올린 뒤 이를 보고 연락한 40대 남성을 모텔로 유인했다. C 양과 D 양이 성매매 여성인 것처럼 속여 남성이 기다리던 모텔 방으로 들어갔고 10분 뒤 A씨와 B군이 들어가 성매매 여성이 미성년자임을 알리고 돈을 달라고 위협하며 폭행했다. 그러나 이 남성이 도주하면서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이들은 같은 달 울산의 한 모텔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사람의 휴대전화를 훔쳐 팔고 대구에서는 가출한 10대 여성의 성매매를 알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사전에 공모해 역할을 분담하고 계획적으로 범행해 죄책이 무겁고 아동·청소년 성매매 알선행위 역시 도덕성을 해치고 신체와 정신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다만 범행 당시 모두 19세 미만으로 판단능력이 다소 미숙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10대 여성 2명에 대해서는 사리분별력이 미숙한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합의하고 반성한 점 등을 고려해 소년부 송치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형사재판을 통해 피고인들을 엄벌하기 보다는 소년 특성을 고려한 세심한 보호와 교화를 통해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인도하고 훈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