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이끄는 백화점 부문이 외부에서 M&A와 e커머스 전문가를 수혈했다. 정 총괄사장이 최근 인사에서 컨트롤 타워격인 백화점 부문 조직을 확대한 이후 후속조치다. 이는 백화점 고급화와 오프라인 혁신 등에 힘써왔던 백화점 부문이 M&A와 온라인 사업에서 신성장 동력을 체계적으로 발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최근 백화점 부문의 재무기획담당 전무로 홍승오 전 ADT캡스 부사장을 영입했다. 홍 전무는 백화점 부문의 M&A전략을 담당하게 된다. 또 백화점부문 온라인사업담당 상무로 이은영 전 삼성전자 상무를 선임했다. 이 상무는 온라인 분야의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다.
신세계는 최근 단행한 정기인사에서 백화점 부문의 기획전략본부장(대표)로 차정호 신세계 사장을 이동시키고 임원급을 기존 1명에서 6명으로 늘리는 등 위상을 격상시켰다. ‘백화점 부문’은 그동안 직제상으로는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디에프(면세),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 사이먼 등 백화점 사업부를 총괄하는 조직이지만 실제로는 이명희 회장이 이끄는 신세계그룹 전략실과 ㈜신세계를 잇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해왔다. 부사장급 수장 외에 임원은 한 명도 없었다.
앞선 정기 인사에서 PJT TF에 임병선 대표, 재무기획담당에 홍 전무와 서정모 상무, 코스메틱담당에 서민성 상무를 임명했으며 이번 외부 수혈로 진용을 완성했다.
이번에 합류한 홍 전무는 1968년생으로 서울대학교 분자생물학과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2001년 런던비즈니스컬리지 경영학 석사를 졸업했다. 이후 CJ그룹 회장실,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전략본부 등을 거치면서 M&A 전문가로 성장했다. 2010년 삼성전자에 합류해 M&A 실무를 담당했고 지난해 ADT캡스로 자리를 옮겨 최고 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을 역임했다.
1973년생인 이 상무는 뉴욕주립대에서 미술을 전공한 후 뉴욕에서 세포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랄프로렌 이커머스·크리에이티브 VP로 활동했다. 2016년 삼성전자 한국총괄 D2C 사업(상무)를 맡았으며 2020년부터 삼성전자 글로벌 마케팅 센터 온라인 전략/CX 담당 상무를 역임했다. 이 상무는 백화점 부문 전반의 온라인 사업뿐만 아니라 백화점의 e커머스담당도 겸직한다.
이번 조직 정비로 신세계의 M&A 행보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신세계그룹의 대형 M&A는 정용진 부회장의 이마트쪽에서 주도해왔고 정 총괄사장이 이끄는 백화점 부문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해왔다. 2018년 까사미아를 1,800억원에 인수한 것 외에는 고급 화장품 브랜드 스위스퍼펙션, 뽀아레 등 소규모 인수에 그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백화점, 의류 등에서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 동력에 대한 고민이 클 것”이라며 “앞으로는 ‘백화점 부문’이 좀더 장기적인 시각에서 사업 다각화를 위한 신사업을 발굴·육성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