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사들이 3분기에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도 매출액·영업이익·순이익이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글로벌 수출 경기가 호황을 맞자 국내 기업들의 이익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도 다양한 업종에서 실적 개선세가 확인됐다. 하지만 공급망 차질과 원자재값 상승 등의 여파로 전기가스업 등 일부 업종은 부진을 겪는 등 업종별로 명암이 엇갈렸다.
17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586개(금융업 41개사 제외)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상장사들의 3분기 영업이익은 53조 1,15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08% 증가했다. IFRS 기준(연결)으로 분석하기 시작한 지난 2013년 이후 최대로, 분기별 영업이익이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순이익은 44조 3,778억 원으로 같은 기간 81.45% 급증했고 매출도 581조 5,908억 원으로 18.9% 늘었다. 이에 따라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도 각각 9.13%, 7.63%로 전년 동기보다 1.9%포인트, 2.63%포인트 높아졌다.
올해 3분기까지(1~9월) 누적 이익과 매출도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143조 2,403억 원)은 지난해 동기 대비 88.19% 늘어 역대 최대였던 2018년 실적(3분기 누적 131조 원)을 넘어섰다. 3분기 누적 순이익(128조 1,049억 원)도 165.84% 증가했고 매출액(1,650조 9,321억 원)은 18.03% 늘었다. 이런 추세가 남은 4분기에도 이어진다면 코스피 상장사들은 연간 기준으로도 올해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코스피 상장사들은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며 이익이 껑충 뛰었다. 기저 효과까지 더해져 전년 동기 대비 2~3배씩 이익이 늘어난 기업도 줄을 이었다. 코스피 매출액에서 12.3%의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빼고 계산하면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 증가율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4.53%, 248.87%로 더 크게 늘어난 모습이다.
하지만 3분기 들어 공급망 차질과 원자재값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업종이 적지 않았다. 코스피 17개 업종 중 운수장비·운수창고업 등 7개 업종은 전 분기 대비 3분기 영업이익이 늘었지만 전기가스업종은 적자를 지속했다. 또 종이목재·의료정밀·화학업종의 영업이익 총합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또한 의료정밀 업체들의 분기 영업이익 총합은 2,767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7.9% 감소했으며 음식료품업종도 매출은 18조 3,781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7.56% 늘었지만 순이익은 6,031억 원에 그쳐 13.13% 감소했다.
3분기 들어 순이익 흑자가 난 기업의 수도 전 분기보다 줄었다. 3분기 연결 기준 실적을 발표한 586개사 중 흑자를 기록한 곳은 451곳으로 전체의 76.96%를 차지했지만 직전 분기는 476개사로 전체의 81.23%에 달했다. 한 분기 만에 24개사(4.24%포인트)가 줄어든 것이다.
코스닥 상장사들도 실적 개선 흐름을 탔다. 코스닥 상장사 1,004개사의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총합은 4조 4,578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2% 늘었다. 매출액 총합은 54조 8,87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정보기술(IT)업종이 호실적을 견인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장사 실적 개선은 세계경기 둔화 우려에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등 수출 경기 호조 덕분”이라며 “상장사들은 앞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 확대 여파로 마진 악화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