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3중 악재'…전세시장, 거래가 멈췄다

■시행 1년 됐지만…무용지물 된 11·19 전세대책

전셋값 뛰는데 수요·공급 미스매치

10월까지 서울 거래량 17% 급감

비용마저 크게 늘어 월세로 전환

돈 빌릴 곳도 꽉 막혀 찬바람만

서울 아파트 전경서울 아파트 전경




정부가 지난해 11·19 전세대책을 내놓은 지 1년이 지났지만 ‘계약 갱신, 거래 비용, 대출 불안’ 등 3중 변수에 전세 시장이 안정되기는커녕 되레 얼어붙고 있다. 지난해 7월 말 도입된 임대차2법 시행으로 전셋값이 급등하고 거래 비용이 뛰면서 계약갱신청구권을 쓰고 눌러앉는 세입자가 늘어난 탓이다. 전세보증금 5%만 인상한 계약 갱신으로 급등한 시세를 반영하지 못했던 매물이 내년 8월부터 시장에 쏟아지면 전세 시장은 더 큰 충격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1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9만 4,72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만 3,853건)에 비해 16.79% 감소했다. 반면 종합부동산세 등의 부담이 커진 임대인들이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돌리면서 월세 거래량은 지난해 4만 8,260건에서 올해 5만 4,461건으로 12.84%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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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시장의 수요·공급 미스매치가 심화하면서 거래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 가격은 11·19 전세대책 직전인 지난해 10월 5억 3,677만 원에서 올해 10월 6억 5,720만 원으로 22.4% 올랐다. 당시 정부는 수도권 7만 가구 등 전국에 11만 4,000가구의 전세형 주택을 오는 2022년까지 공급해 전세 시장을 안정시키겠다고 밝혔지만 이 같은 대책이 무색하게 전셋값이 급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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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전세 가격이 크게 오르고 이에 비례해 거래 비용마저 늘어나면서 세입자들의 상당수가 계약갱신권을 활용하거나 월세로 전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전세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전세 수요 자체가 시장에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분석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인들의 입장에서는 임대차법 시행 2년을 맞는 내년 8월 이후 갱신 계약이 종료돼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알기 때문에 거래가 안 되더라도 가격을 쉽게 낮추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임대차법이나 대출 규제 등을 풀지 않는 한 거래는 뜸하고 가격은 계속 높게 유지되는 이상 장세가 오히려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흥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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