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 7월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도 올 들어 극초음속 미사일 ‘치르콘’을 잇따라 시험 발사한 가운데 미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이 중국과 러시아에 못 미친다는 내부의 우려가 커지는 양상이다.
2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중국이 7월 남중국해 상공에 발사한 미사일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극초음속 무기”라고 밝혔다. 극초음속 미사일의 속도는 마하 5(초속 1.7㎞)로 음속 미사일보다 5배 빠르고 활공 궤적이 불규칙해 요격이 어렵다. 목표 지점까지 포물선을 그리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달리 극초음속 미사일은 비행기처럼 낮은 고도에서 날다가 갑자기 공격해 목표물을 제대로 확인하기도 어렵다.
러시아 역시 올 들어 호위함과 핵잠수함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치르콘을 시험 발사했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지난달 의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미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중 대부분이 핵탄두를 탑재하도록 설계돼 있지 않아 뒤처져 있다고 평가했다. 전날 데이비드 톰슨 미국 우주사령관은 “중국은 믿기 힘들 정도의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을 갖고 있다”며 “이를 빨리 따라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 배치할 경우 미국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CS) 대변인은 “중국의 군사 능력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중국이 어떻게 핵 탑재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을 확보했는지 검토 중이지만 정확히 파악하지는 못하지 않고 있다. 발사체가 추락하기 전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도 오리무중이다.
외신에 따르면 그동안 중국은 로켓 발사 때 외부에 발표했지만 이번 미사일 발사는 은폐했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미사일 발사에 대해 알 수 없다"며 "다른 나라와의 군비 경쟁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