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의 위축을 우려하는 내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둔화하는데 물가는 급격히 오르면서 ‘준(準)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경고마저 나왔다.
22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류스진 중국 인민은행 금융정책위원은 전날 거시경제포럼에서 “중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성장이 더디고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지나치게 높은 준스태그플레이션 상태에 들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9월 이후 중국 경제성장률이 눈에 띄게 둔화했다”며 “특히 2년 평균 성장률로 보면 올 4분기에 경제성장률이 4%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중국 경제는 올 상반기만 해도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는 듯싶었지만 최근 들어 급격히 위축되는 양상이다. 부동산에서 헝다 사태가 불거졌고 시진핑 국가주석이 ‘공동부유’를 강조하면서 ‘홍색 규제’도 심해졌다. 그 결과 경제 전반의 활력이 눈에 띄게 위축됐다. 전력난에 코로나19 재확산이 겹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미 경제성장률은 올 1분기 18.3%에서 2분기 7.9%, 3분기 4.9%까지 하락했다. 4분기 성장률이 진짜 4%를 밑돌게 되면 ‘경제 쇼크’와 다름없는 수준이다.
반면 전력난과 맞물린 원자재 가격 급등 등의 영향으로 생산자물가는 크게 오르고 있다. 10월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13.5%로 국가통계국의 관련 통계 작성 이후 두 달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PPI 상승률은 올해 1월만 해도 0.3%에 그쳤으나 점차 가팔라지고 있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올 들어 최대를 기록했지만 1.5%에 그쳤다. 내수가 그만큼 얼어붙었다는 의미다.
류 위원은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방정부의 부채와 부동산 개발 업자의 급속한 확장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경제 연착륙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