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수백억원대 이스타항공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이상직(전북 전주을) 무소속 의원에게 징역 10년에 추징금 554억원을 구형했다.
24일 전주지법 제11형사부(강동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자녀의 안위를 위해서'라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이스타항공 계열사 자금을 포르쉐 리스 비용, 골프 레슨비 등으로 사용했다"며 "이번 사건은 기업의 투명성을 훼손한 중대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스타항공 근로자 600명은 하루아침에 직장에서 해고됐고 국민은 불공정과 박탈감으로 분노하고 있다"며 "본건 범행으로 이익을 얻은 피고인과 그의 일가는 이 돈을 호의호식하는 데 썼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일련의 주식 매매 과정에 관여한 바 없고 (범행을) 실행하지도 않았다"며 "채권 양도, 조기 상환의 배경을 살피지 않은 검찰의 짜맞추기식 기소"라고 맞받았다.
이어 "피고인은 (주식 저가 매도로) 이익을 얻지도 않았고 이스타항공 계열사 법인카드는 국회의원 후원 개념으로 이해하면서 사용했다"며 "피고인에게 횡령의 고의나 불법 영득의 의사가 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최후 진술에서 "저비용 항공산업의 세계화를 위해 몸 바친 나의 노력이 곽상도 전 의원을 비롯한 야당의 정치공세에 이용돼 개탄스럽다"며 "공판 과정에서 모두 한 치의 거짓 없이 진술했다. 각종 음해로부터 나의 억울함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살피고 선처해달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12일 열린다.
이 의원은 지난 2015∼2018년 수백억원 상당의 이스타항공 주식을 자녀들이 주주로 있는 이스타홀딩스 등 계열사에 저가 매도하는 수법으로 회사에 손해를 입히고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이스타항공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던 채권 가치를 임의로 상향 또는 하향 평가하는 수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의원과 그 일가의 횡령·배임 금액은 55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있다. 이 돈은 구속된 친형의 법원 공탁금, 딸이 몰던 포르쉐 보험료, 딸 오피스텔 임대료 등으로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의원의 조카인 이스타항공 재무팀장, 최종구 전 대표, 박성귀 전 재무실장 등 6명을 이 의원의 공범으로 판단하고 이 재판에 함께 회부했다.
한편 이 의원은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다가 지난 10월 28일 보석으로 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