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유통 사업부의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인재를 수혈한다. 롯데백화점 신임 대표에 신세계 출신인 정준호 롯데지에프알(GFR) 대표가 내정됐다. ‘정통 롯데맨’이 아닌 외부인사가 백화점 대표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통 부문을 이끌 수장은 외부에서 영입한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25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현재의 비즈니스 유닛(BU) 체제를 폐지하고 유통·화학· 식품·호텔 등 4개 HQ(Headquarter)로 조직 개편하는 안을 부의할 예정이다.
신임 유통HQ 사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영입한 글로벌 유통업 경험이 풍부한 외부 인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 HQ산하인 백화점 대표에는 정준호 롯데 GFR대표를 내정했다. 신세계그룹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정 대표는 2019년 영입됐다. 1987년 삼성그룹 공채 28기로 신세계백화점에 입사해 신세계인터내셔날 해외패션본부장, 신세계조선호텔 면세사업부장 등을 역임했다. 손영식 신세계백화점 대표와는 입사 동기다. 롯데지에프알에 영입된 후엔 수익성이 떨어지는 브랜드를 정리하고 영국 화장품 샬롯틸버리, 이탈리아 스포츠 브랜드 카파, 프랑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까웨 등을 도입하며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왔다.
강희태 유통BU장(부회장)과 황범석 롯데백화점 대표는 이번에 물러난다.
앞서 롯데그룹은 올해 3월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장으로 이베이코리아 출신의 나영호 부사장을 임명한 데 이어 9월에는 배상민 카이스트 교수를 사장급인 디자인경영센터장에 임명하는 등 최근 잇따라 고위 임원을 외부에서 영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