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TV=배요한기자] 디에이테크놀로지(196490)(이하 디에이테크)가 미국 리비안(RIVIAN)에 이어 유럽 전기차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배터리계의 에어버스’로 유명한 프랑스 최대 배터리 업체가 한국을 찾아 국내 배터리 업계에 공식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디에이테크도 최종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디에이테크는 프랑스 배터리 기업 ACC(Automotiv Cell Company)와 배터리 장비 공급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에이테크는 최근 리비안 배터리 밸류체인에 참여하는 등 이미 기술력을 인정받은바 있어 ACC와의 공급 논의도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ACC와 협력하게 될 경우 디에이테크는 프랑스를 넘어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 진출로 막강한 성장 기회를 얻게 될 전망이기 때문에 증시에서는 양사의 협력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유럽이 배터리 산업 독립을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9일 ACC 경영진이 방한해 한국 협력사를 확대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기존 협력사들 및 디에이테크놀로지 등 약 10여곳의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와 개별적으로 만난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ACC는 프랑스 토탈에너지의 자회사 사프트(Saft)와 14개 자동차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4위의 다국적 자동차 회사 스텔란티스(Stellantis)가 합작해 만든 배터리 업체다. ‘배터리계의 에어버스’라고도 불린다. 유럽국가들이 합심해 만든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와 같이 프랑스와 독일 양국 정부는 물론, 유럽연합(EU) 및 지자체 등이 합작해 탄생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ACC는 IPCEI(Important Project of Common European Interest, 유럽 주요 공동이익 프로젝트)로 지정돼 이미 28억유로(약 3조7400억워)의 자금을 확보했다. 최근 메르세데스-벤츠가 3대 주주로 합류하면서 ACC는 2030년까지 120GWh에 달하는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재 ACC는 2억 유로 이상을 연구개발 및 설비에 투자하고 있다. ACC의 첫 시제품은 프랑스 보르도 지역의 신규 R&D센터에서 제작중이다. 시험라인은 네르삭(Nersac)에 구축됐으며 올 연말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기가팩토리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첫 기가팩토리는 미래 배터리 허브로 주목받는 오드프랑스 지역에 내년 1월 착공한다. 두번째 기가팩토리는 2023년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에 짓는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대규모 배터리 산업 혁명을 예고하고 있어 한국 배터리 관련 업체들에게는 중요한 성장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ACC는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프랑스 차원이 아닌 유럽 차원에서의 배터리 협력이 진행될 예정으로 국내 기업들의 ACC 배터리 밸류체인 참여를 통해 K배터리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디에이테크 관계자는 “ACC와 미팅을 진행한 것은 맞지만 현재 대외적으로 밝힐 수 있는 상황은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 1차 벤더로 15년 이상 이차전지 제조 조립 공정을 진행하며 각형, 파우치형은 물론 최근 대형 원통형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시장 수요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며 “리비안 등 기존 파트너사들과 협력 확대는 물론 해외 신규 업체들과 적극적인 공급 논의를 진행중으로 가시적인 성과는 공시를 통해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