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조세 경쟁력은 추락하는데 ‘K-세금’ 운운하다니


최근 4년 동안 세금은 너무 오르고 과세 체계도 복잡해져 조세 경쟁력이 크게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미국 조세재단의 ‘글로벌 조세 경쟁력 보고서’를 활용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을 비교 분석한 결과 한국의 종합 순위는 2017년 17위에서 올해 26위로 추락했다. OECD 국가 중 조세 경쟁력 하락 폭이 가장 컸다. 문재인 정부가 법인세와 소득세를 올린 탓이 컸다. 한국은 2018년 법인세 최고 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리고 과표 구간도 1단계 늘렸다. 소득세 최고 세율을 2018년 40%에서 42%로 인상한 데 이어 올해 45%로 다시 높였고 과표 구간도 2단계 더 확대했다.



반면 미국은 법인세 최고 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추고 과표 구간을 8단계에서 1단계로 축소했다. 해외 선진국들은 기업 유치를 위해 세율 인하와 노동시장 유연화에 발 벗고 나서는데 우리는 ‘세금폭탄’과 규제 족쇄로 기업의 발목만 잡아왔다. 이러니 국내 기업들은 해외 이전 방안을 놓고 고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관련기사



이런 상황인데도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종합부동산세 폭탄’ 논란에 대해 ‘세계가 부러워할 K-세금, 노무현의 꿈이 완성되다’라고 주장한 세무사의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해 공감을 표시했다. 이 세무사는 “다주택자들은 정부가 예고했는데도 다주택을 팔지 않아 종부세 고지서를 받아들었을 뿐”이라며 “종부세는 착한 세금”이라고 주장했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충분한 기간을 두고 예고했고, 피하려면 얼마든지 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예측이 불가능한 폭탄이라고 할 수 없다”고 강변했다. 정부와 여당이 조세 경쟁력을 추락시킨 것도 모자라 ‘보유세 폭탄’으로 국민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그런데도 ‘왜 미리 집을 팔지 않았느냐’는 식으로 납세자에 책임을 돌리는 것은 국민들의 아픈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행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