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 6일부터 서울시청 일대 20여 개 카페에서 다회용컵 사용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는 소식 들어보셨나요? 일회용컵 대신 다회용컵에 음료를 제공하고 손님이 컵을 반납하면 세척해서 다시 사용하는 방식인데요. 이렇게 반납한 컵이 어디로 가서 어떻게 세척되는지 궁금하더라고요. 그래서 수거한 다회용컵을 세척하는 공장까지 따라가봤어요. 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한 다회용컵 세척업체 뽀득이 바로 그곳. 내가 스벅에 반납한 다회용컵 어떻게 씻는지 함께 볼까요?
초음파 →고온·고압 물세척→UV살균 및 건조
세척 과정은 크게 3단계에요. 1단계는 초음파 세척. 커다란 싱크대처럼 생긴 초음파 세척기에 다회용컵을 쏟아붓고 약 10분 간 초음파로 세척해요. 별도 세제는 안 넣고 초음파 활성제만 사용해요. 이렇게만 해도 오염은 대부분 제거된다고. 2단계는 고온, 고압 세척이에요.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컵들이 천천히 움직이면서 약 70도의 고압 물세례를 받아요. 3~4분 정도가 지나면 실질적인 세척은 끝. 마지막으로 UV살균 건조를 시켜요. 음식점에서 파란불빛이 나오는 UV식기 살균기 본 적 있죠? 같은 원리의 살균기에 다회용컵을 넣어 약 40분 간 살균 건조를 거칩니다.
그리고 세척 물량의 약 10%는 샘플로 미생물 검사를 진행해요. 서울시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세척을 거친 다회용 컵은 오염도가 50RLU 이하였다고.(*200RLU이하면 양호한 수치) 현재 스타벅스는 한 달에 두 번 다회용컵을 보내고 받는데요. 뽀득은 한 번 세척한 다회용컵이라도 보관일이 길어지면 3일에 한 번씩 다시 세척한다고 하네요.
일단 에디터 텀블러보단 깨끗할 듯한데…
세척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본 에디터의 한 줄 소감. 아무튼 내 텀블러보단 깨끗할 것 같다… 직원분들이 컵을 하나하나 검수하는 모습을 보니 다회용컵 더 믿고 쓸 수 있게 됐어요. 물론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부분, 아쉬운 부분도 있었어요.
첫째, 다회용컵은 70회에서 100회 정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몇 번이나 재사용 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은 없어요. 다회용컵이 환경에 도움이 되려면 충분히 여러 번 재사용 해야 하는데, 현재 시스템에선 얼마나 여러 번 썼는지 검증이 어려운 거죠.
둘째, 세척을 마친 컵을 포장하는 방식. 비닐로 진공포장을 해서 종이 박스에 넣어 다시 카페로 보내요. 비닐 사용을 자제하고 종이 박스 대신 다회용 컨테이너를 사용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끝으로 다회용컵을 쓰더라도 뚜껑과 홀더는 여전히 일회용품이에요. 아무리 다회용컵을 사용한다 해도 결국 머그컵,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쓰레기가 나온다는 점! 다회용컵보다 오히려 더 더러울 순 있지만, 잘 닦아서 제 텀블러를 더 애용하기로 다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