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이 내년 올해보다 3배 많은 전기차 모델을 국내에 내놓으면서 본격적인 ‘전기차 대전(大戰)’을 예고하고 있다. 내연기관차의 플랫폼을 유지하면서 엔진만 모터로 바꾼 파생형 모델이 아닌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탑재한 순수 전기차가 대거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시장 쟁탈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현대자동차그룹의 기업설명회(IR) 자료와 수입차 업체의 신차 출시 계획을 종합하면 내년 출시가 확정된 전기차는 총 20종이다. 반도체 공급난의 여파로 신차 출시가 내년으로 밀리면서 올해 나온 신차 6종(현대차 아이오닉 5, 기아 EV6, 제네시스 G80전동화모델·GV60, 테슬라 모델 Y, 메르세데스벤츠 EQA)의 3배가 넘는 신차들이 내년에 쏟아진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브랜드 최초의 세단 모델인 아이오닉 6를 필두로 캐스퍼급 경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전기차, 코나급 준중형 CUV, 스타리아급 미니밴(MPV)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기아는 최근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공개한 니로 EV와 EV6 GT 모델을 선보인다. 제네시스도 GV70 전동화 모델 출격을 앞두고 있다.
벤츠·BMW·아우디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신차를 앞세워 고급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다. BMW의 대표 주자는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iX다.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가 477㎞인 iX는 최저 가격이 1억 2,260만 원으로 아우디 E-트론과 테슬라 모델 Y 등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BMW는 4시리즈와 X3의 전동화 모델인 i4와 iX3도 국내에 선보인다.
벤츠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탑재한 더 뉴 EQE와 더 뉴 EQS로 맞선다. 더 뉴 EQS는 최저 가격이 1억 7,700만 원에 주행거리가 478㎞로 BMW iX와 직접 경쟁하는 모델이다. 아우디에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를 탑재한 Q4 E-트론이 있다. 아우디 E-트론 GT와 RS E-트론 GT는 포르쉐 타이칸이 독점하고 있는 스포츠 전기차 시장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볼보의 전기차 전용 브랜드인 폴스타 역시 폴스타2 모델로 고급차 시장에서 경쟁할 준비를 하고 있다.
보급형 전기차 경쟁도 내년에는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이 첫 전기차인 ID4를 국내에 출시하면서 현대 아이오닉 5 등과 맞붙는다. 한국GM은 배터리 결함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신형 볼트 EV와 볼트 EUV를 출시하면서 전기차 판매량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