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수명 다한 배터리 분리막, 고기능 의류로 재탄생"

■ 신소재 '텍스닉'으로 CES 혁신상…라잇루트 신민정 대표

방수·방풍 뛰어나 제품론칭 추진

제작비 저렴…고어텍스 3분의 1

SK 지원에 개발시간 대폭 줄여

신민정 라잇루트 대표신민정 라잇루트 대표




SK이노베이션의 소재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생산하는 배터리 분리막이 고품질 옷으로 재탄생한다. 스타트업 라잇루트가 분리막을 재활용한 의류용 소재 ‘텍스닉’을 개발하면서다.

신민정 라잇루트 대표는 28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원래 2차전지 분리막은 종량제 봉투로만 재활용되는 수준이었는데 의류용 소재로 탈바꿈시키는 기술을 직접 개발했다”면서 “이 소재는 방수·방풍 등 높은 기능성으로 관심받으며 ‘2022 CES 혁신상’을 수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분리막이 배터리에 들어가는 양극재와 음극재의 접촉을 방지해 폭발을 막는 안전장치 역할을 하듯 텍스닉도 물·바람 등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고기능성 소재다. 신 대표는 “분리막과 울 소재를 친환경 접착제로 붙여 천연 소재인 울에서 기대하기 힘든 투습성과 방수성을 분리막을 통해 보완했다”면서 “곧 텍스닉으로 만든 의류 완제품을 공식 론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텍스닉 개발은 SK이노베이션의 적극적인 지원 덕에 한결 수월해졌다. 라잇루트는 SK이노베이션이 주최하는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협력 관계를 맺게 됐다. 신 대표는 “소재 개발에 필요한 디테일한 정보도 SK 측이 서슴없이 공유했기에 빠른 개발이 가능했다”면서 “시제품을 생산하는 데 6개월도 걸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분리막 재활용으로 저렴한 소재 생산이 가능하다는 게 신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고어텍스에 활용되는 기존 고기능성 소재가 보통 야드당 3만 원 수준인데 우리는 1만 원 미만으로 제작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는 제조 공정이 비교적 간단하기 때문이다. 신 대표는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소재는 원사로 녹이는 과정이 있는 반면 우리는 분리막 필름을 그대로 유지하고 표면만 개선하면 되기 때문에 생산 비용이 낮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라잇루트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재무·법무·마케팅·홍보 등 다양한 분야를 지원하고 있다. 라잇루트의 친환경 사업으로 SK이노베이션은 보다 가치 있는 방식으로 분리막을 재활용하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SKIET는 프리미엄 습식 분리막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해 기준 26.5%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김기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