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박스권 장세가 길어지면서 개인 투자자의 매수 흐름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중소형주를 사들이고 대형주를 팔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와 해외 주식에 대한 매수도 상승세다. 다만 국내 주식 전체로는 매도 우위가 여전하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중형주는 9,623억원, 소형주는 2,587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반면에 대형주는 1조5,416억원을 팔아 치웠다.
중소형주 매수세는 주가 하락에 따른 개인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 중형주 지수는 5.21%, 소형주는 6.97% 각각 떨어졌다.
대형주 순매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거 팔아치운 탓이다. 삼성전자의 순매도액은 9,873억원, SK하이닉스 순매도액은 1조3,131억원이다.
이 여파로 개인의 대형주 순매수액은 중소형주(1조2천210억원)에 못 미쳤다. 월간 기준 개인의 대형주(삼성전자·SK하이닉스 제외) 순매수액이 중소형주보다 적은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변동성을 피해 국내 주식 대신 ETF와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흐름도 드러났다. 이달 들어 ETF를 1조9,105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지난 1월(2조1,454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해외주식에 대한 매수세도 커졌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4일까지 개인의 해외 주식 순매수액(매수 결제액에서 매도 결제액을 뺀 값)은 19억1,658만달러(2조2,871억원)로 월간 기준 지난 4월(22억6,006만달러) 이후 최대다.
변동성 장기화에 따른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개인의 투자처 움직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금리 인상 자체보다는 기대 수익률이 개인 매수세에 더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여전히 저금리인 상황으로 기대 수익률이 더 높은 곳으로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