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당일배송, 2시간 내 배송 등 유통업계에서 빠른 배송 경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11번가가 당일 배송 서비스를 종료하고 직매입 상품 중심의 익일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바꿨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지난 6월 론칭한 ‘오늘 주문 오늘 도착’ 서비스를 종료했다. 오늘 주문 오늘 도착 서비스는 매일 자정부터 정오까지 주문한 상품을 주문 당일 바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판매자 위탁 상품과 일부 ‘11초이스’(직매입) 상품을 미리 11번가의 파주 물류센터에 입고하면 제휴 배송 업체인 ‘SLX 택배’가 수도권 지역에 배송하는 방식이다.
11번가는 해당 서비스 론칭 당시 다양한 배송 서비스로 차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서비스 규모가 작고 배송 효율이 기대했던 만큼 나지 않아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올해 4월 시작한 ‘오늘 주문 내일 도착’ 서비스는 직매입 상품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11번가는 최근 오늘 주문 내일 도착 서비스명을 ‘쇼킹배송’으로 바꾸고, 11번가 직매입 상품이라면 모두 당일 주문하면 바로 다음 날 배송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했다. 또 ‘오늘 주문 내일 도착’ 서비스는 우정사업본부의 대전우편물류센터에서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우체국 택배로 상품을 배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는데, 여기에 상품을 11번가의 파주 물류센터에 미리 입고해두면 ‘한진택배’가 빠른 배송을 할 수 있도록 추가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업계에서는 11번가의 배송 및 물류 경쟁력이 타 업체들 대비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다. 당일 배송 서비스 뿐만 아니라 11번가는 올해 초 근거리 물류 플랫폼인 바로고에 250억 원을 투자하고 약 7.2%의 지분을 획득하며 근거리 배송 시장에 대한 진출을 계획했지만, 시너지를 위한 양사의 협업이 기대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SSG닷컴이나 롯데온은 이마트와 롯데마트를 기반으로 주문 후 2~3시간 내 배송하는 빠른 배송 서비스 역량을 더욱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업체들에서 하고 있어서 당일 배송 같은 빠른 배송이 간편한 서비스처럼 느껴지게 됐지만 사실 엄청난 투자 없이는 배송 효율이 크게 나지 않는 서비스”라며 “대규모 물류센터 설립이나 오프라인 매장 없이는 키우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