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문과생, 수학 1등급 중 10.5% 그쳐...'수능 최저' 맞추기 빨간불

종로학원 가채점 결과 분석

작년 6분의1 수준으로 줄어들어

통합시험 문과생 불리 현실화할듯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강북종로학원 수능 분석 상황실에서 선생님들이 시험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연합뉴스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강북종로학원 수능 분석 상황실에서 선생님들이 시험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상 첫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진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학 1등급을 받은 문과생이 이과생의 9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문·이과 통합 수능으로 문과생이 수학에서 불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는데 실제 수능에서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시 모집에서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문과생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종로학원이 고3 재학생과 졸업생 1만 2,000여 명의 수능 가채점 결과를 분석한 결과 수학 1등급(상위 4% 이내)이 예상되는 수험생 중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학생은 10.5%로 추정됐다.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한 수험생 비율은 89.5%에 달한다. 대개 수학에서 ‘미적분’과 ‘기하’는 이과생이 응시하고 ‘확률과 통계’는 문과생이 선택한다. 올 수능 수학에서 1등급의 10.5%는 문과생, 89.5%는 이과생으로 추정된다는 얘기다. 2등급(상위 4~11% 이내)은 문과생 20.8%, 이과생 79.2%로 예측됐다. 분석대로라면 올 수능 수학에서 1·2등급 모두 문과생이 이과생에게 크게 뒤진다는 결론이 나온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문·이과 수능 수학 문제는 가·나형으로 따로 출제됐고 성적도 문과생과 이과생 별도로 산출됐다. 문과생이 전체 인문계 학생 내에서 4% 안에만 들면 수학 1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수능부터 수학은 문·이과의 구분이 사라져 성적도 문·이과 학생 통합해서 산출한다. 이에 수학에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이는 이과생이 우위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는데 이 같은 분석이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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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봐도 문과생이 올해 더 불리해졌다. 지난해 수능에서 문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수학 나형 1등급은 총 1만 3,894명이었다. 하지만 올해 수능에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1등급 숫자는 2,339명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수학 1등급 문과생의 수가 지난해의 6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드는 셈이다. 2등급을 받는 문과생도 지난해 3만 856명에서 올해 8,923명으로 약 71%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수학에서 1등급을 받은 이과생은 지난해 7,066명보다 2.8배 늘어난 1만 9,882명, 2등급은 지난해 1만 9,972명에서 올해 4만 4,963명으로 1.3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문과생들이 수학에서 1·2등급을 받기가 어려워지면서 수시 모집 수능 최저 학력 기준 충족에도 비상이 걸렸다. 주요 대학들은 수시 모집에서 수능 국어·수학·영어·탐구 4개 영역 중 2개 혹은 3개 영역의 합산 등급으로 최저 기준을 설정해 합격 여부를 결정한다. 올 수능의 경우 국어와 절대평가인 영어도 어렵게 출제돼 수시에 지원한 문과생 상당수가 등급 충족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정시 모집에서는 문과생들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시는 기본적으로 문과생은 문과생끼리, 이과생은 이과생끼리 경쟁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난해보다 문과생의 상위권 분포도가 낮아져 오히려 일부 인문계 학생의 경우 뜻하지 않게 낮은 점수로 좋은 학과에 합격할 수도 있다”며 “일부 이과생들이 교차 지원을 통해 인문계 학과에 지원할 수 있지만 그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오히려 높은 점수를 받는 이과생들이 많아져 정시에서 의대·약대 등을 두고 이과생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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