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제2의 롯데' 대만 위안둥그룹 일주일만에 백기 투항

쉬쉬둥 회장, "대만 독립 반대한다" 밝혀

中 정부 경고에 그룹 살리려는 조치로 해석

주펑롄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 /신화통신주펑롄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 /신화통신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정치인에게 정치자금을 후원했다는 이유로 중국 정부로부터 제재를 받은 대만 위안둥그룹의 회장이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대만 독립을 지지하면 중국에서 돈을 버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일주일 만에 사실상 꼬리를 내린 셈이다.



30일 중국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쉬쉬둥 위안둥그룹 회장은 29일 대만 ‘연합보’에 기고한 글에서 “자신은 ‘대만 독립’을 반대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해 왔다”며 “양안의 평화, 정상적인 교류와 상호 왕래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 기업이 중국에서 돈을 벌어 대만으로 돌아간 후 대만 독립을 금전 지원하는 것에 대해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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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지난 22일 대만 위안둥그룹 계열사인 아시아시멘트와 위안둥신세기의 중국 내 사업장을 대상으로 환경 보호, 토지 사용, 직원 건강, 생산 안전, 소방, 세무, 제품 품질 등 분야에 걸친 조사를 벌여 4억 7,400만 위안(약 900억원)의 벌금과 세금 추징 조치를 내렸다. 대만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중국 국무원의 주펑롄 대변인은 이번 단속이 위안둥 그룹이 ‘대만 독립 강경 분자’에게 정치 자금을 제공한 것과 관련이 있다“며 ‘표적 단속’ 임을 시사했다. 주 대변인은 “우리는 대만 기업이 대륙에 투자하는 것을 환영하고 기업의 합법 권익을 보호하겠지만 절대로 대만 독립을 지지하며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를 파괴하는 이가 대륙에서 돈을 버는 것, ‘밥만 먹고 솥을 깨는 일(吃飯?鍋)’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위안둥그룹은 대만 민진당의 최대 후원자로,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5,800만 대만달러(약 25억원)를 민진당에 기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 정부의 경고 이후 쉬 회장이 직접 대만 독립을 반대한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그룹을 살리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위안둥그룹은 100여 개 그룹사 중 28개가 중국 본토에 있다.

쉬 회장은 기고에서 “양안 관계의 현상유지를 희망하며 대만 독립을 반대하고, ‘92합의(1992년 중국과 대만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합의한 것)’를 지지하며, 미국 및 국제 사회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원칙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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