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민간 아파트 사전청약 시작…전세난 해소는 "글쎄"

내년까지 물량 총 4만4,000가구

시세 60~80%수준에 공급되지만

당첨자들 입주까지 5년이상 걸려

임대시장 몰리며 가격상승 우려도

전문가 "민간정비사업 등 병행을"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민간 분양 아파트에서도 사전청약을 통해 내 집을 마련할 길이 열렸다. 민간 사전청약 물량은 내년까지 총 4만 4,000가구로 시세의 60~80% 수준에 공급돼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본 청약까지 무주택자 자격을 유지하면서 임대차 시장에 머물게 되는 점은 전셋값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토교통부는 30일 1차 민간 사전청약 모집 공고를 시작으로 올해 6,000가구, 내년 3만 8,000가구의 민간 사전청약 물량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공공분양에 한해 실시하던 사전청약을 공공택지 내 민간 분양으로 확대한 것이다.



1차 민간 사전청약 물량은 총 2,528가구다. 오산세교2(1,391가구), 평택고덕(633가구), 부산장안(504가구) 등 3개 지구에서 공급된다. 이달엔 평택고덕(700가구), 인천검단(2,700가구) 등 2개 지구에서 3,400가구의 사전청약을 실시한다. 12월 13~15일 특별·일반공급 접수가 진행되며 22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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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전청약은 공공 사전청약과는 달리 민간 브랜드 단지를 공급한다. 1차 사전청약 대상지에서는 △오산세교2 우미 린 △평택고덕 호반 써밋 △부산장안 중흥 S클래스 아파트가 지어진다. 전체 물량에서 전용면적 84㎡는 1,012가구, 전용 100㎡는 230가구로 중대형 면적이 절반을 차지한다.

분양가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시세의 60~80% 수준에 책정된다. 평택고덕의 전용 100㎡(추정 분양가 5억 6,140만 원)를 제외한 나머지 물량의 추정 분양가는 3억~4억 원대로 산정됐다. 다만 분양가는 본 청약 시점에 변동될 수 있다.

일반분양 물량도 대폭 늘어난다. 민간 사전청약의 일반 공급 비중은 37%로, 공공 사전청약(15%)의 2배를 웃돈다. 나머지 63%는 신혼부부·생애최초·다자녀 가구 등을 위한 특별분양으로 공급된다. 또 전체 물량의 27%인 680여 가구는 추첨제 물량으로 청약가점이 낮은 2030세대가 노려볼 만하다. 생애최초·신혼부부 특별분양 물량의 30%도 추첨제로 공급돼 1인 가구와 소득 기준 초과 맞벌이 가구, 무자녀 신혼부부 등에게 청약 기회를 제공한다.

시장에서는 민간 사전청약 확대로 청약 대기 수요를 일부 해소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지만 대상지가 대부분 수도권 외곽 지역인 만큼 서울 주거 수요를 흡수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 사전청약 이후 입주까지 최소 5년 이상이 걸리는데 이 기간 동안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전·월세 시장에 머물면서 전세난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내년 하반기부터는 지난해 연장된 임대차 갱신 계약이 종료되면서 전셋값 상승이 더 가팔라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입주까지 무주택 자격을 유지해야 하므로 임대 시장의 부하를 경감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공공과 민간의 사전청약뿐만 아니라 민간 정비 사업 등을 포함한 다양한 공급 방안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해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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