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극물을 주사할 혈관을 찾지 못해 목숨을 건진 사형수가 3년만에 암으로 사망했다. 29일(현지시간) AP 통신 보도에 따르면 앨라배마주 교도소에 수감 중인 사형수 도일 리 햄(64)이 전날 갑상샘암으로 사망했다고 그의 변호사가 밝혔다.
햄은 지난 1987년 앨라배마주 콜맨의 한 모텔에서 종업원을 총격 살해한 후 410달러(약 48만 원)를 빼앗은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햄은 2014년 갑상샘암 판정을 받은 후, 암 투병 때문에 사형집행이 불가능하다며 연방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앨라배마주 법무부는 암으로 인한 사형집행 중단은 감형이나 다름없다며 이를 반박했고, 결국 연방대법원은 햄의 처형을 허가했다. 이에 따라 앨라배마주 교정국은 2018년 2월 햄의 사형을 집행하려 시도했으나 예상치 못하게 실패했다.
당시 교정국은 법원 명령에 따라 사형수에 대한 건강검진을 시행한 후, 암 투병으로 인해 그의 상반신에 독극물을 주사할만한 혈관을 찾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따라서 햄의 상반신이 아닌 하반신 무릎 아래 정맥에 독극물 주사를 주입해 사형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햄은 사형 집행 당일인 2018년 2월 22일, 연방대법원에 마지막 형 집행 정지를 신청했으나 기각당했다.
햄이 사형장으로 이송된 후 앨라배마주 교정국 사형집행인은 햄의 몸에 6차례 주삿바늘을 꽂았으나 독극물을 주사할만한 정맥을 찾지 못했다. 결국 2시간 30분 만에 교정국은 사형 집행이 불가능하다고 선언했다.
사형집행 실패 한 달 후 교정국은 햄에 대해 더 이상의 사형집행을 시도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그는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햄은 처형 실패 후 갑상선암이 악화돼 사형수로 3년을 더 살다 결국 병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