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대출금리 5%면 아파트 안 사"…5명 중 1명은 '코인' 샀다

■우리금융 '올해 대중 부유층 자산' 분석

소득 상위 10~30% 올 소득 줄었지만 순자산 1.2억 늘어

부동산 자산 비중 78% '부동의 1위'…금리상승 구매 영향

주식·암호화폐 관심 늘어…코인에 평균 2,041만원 투자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가구 소득 상위 10~30%에 속하는 ‘대중 부유층’의 올해 순자산이 지난해보다 약 1억 2,000만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명 중 1명의 소득이 감소했지만 보유한 부동산 자산이 늘고 집값도 급등한 데 따른 영향이다. 또 이들 10명 중 6명은 앞으로 부동산 구매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대출금리가 연 5%대 이르면 10명 중 8명은 부동산 구매를 포기하겠다고 응답했다. 최근 금융권 대출금리 상승세를 감안하면 조정 국면에 들어간 아파트 매수 열기가 앞으로 더 식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득 감소에도 순자산 1억 2,000만 원 증가=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의 ‘2021년 자산관리고객 분석 보고서: 팬데믹 시대의 대중 부유층’을 5일 발간했다. 연구소는 세전 가구 연 소득이 7,000만∼1억 2,000만 원(가구 소득 상위 10~30%)인 가구를 ‘대중 부유층’이라고 정의 내리고 이에 해당하는 전국 4,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9~10월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이들 대중 부유층의 평균 총자산은 올해 9억 1,374만 원으로 전년보다 1억 4,901만 원 늘었다. 부채도 1억 4,834억 원으로 전년보다 2,962만 원 증가하면서 순자산은 7억 6,540만 원으로 1억 1,940만 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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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자산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변했을까. 총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증가한 반면 금융자산은 감소해 부동산 편중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부동산 자산 비중은 78.7%로 전년 대비 2.1%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부동산 자산은 7억 5,042만 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1억 4,143만 원 늘었다. 반면 금융자산 비중은 15.7%로 전년 대비 3.2%포인트 감소했다. 금액 기준으로도 516만 원 줄어든 1억 2,077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대중 부유층은 자산 증가에도 소득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이들의 26%는 소득이 줄었다. 응답자의 7.3%는 소득이 10~30%, 4.1%는 30% 이상 감소했다. 응답자의 23.1%는 소득이 줄었으나 증가율이 1~3%에 그친 경우가 13.2%에 달했다. 물가 상승을 고려해 실질소득이 늘어난 비중은 9.9%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근로 의욕이 줄었다고 답한 응답자가 그렇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전보다 근로 활동의 가치가 낮아졌다고 답한 응답자는 28.7%로, 높아졌다는 의견(15.5%)보다 많았다. 부동산이나 주식 같은 자산의 가격 상승과 비교해 근로소득의 증가가 적기 때문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46.1%로 가장 많았다. 생필품 등 물가 상승이 근로소득 증가 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이라고 답한 응답자(33.4%)가 그다음이었다.

◇부동산·주식·암호화폐 등 위험 자산에 관심=이들 계층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투자 활동에 관심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 거품 탓에 주식·부동산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응답자의 33.6%는 코로나19 기간 중 금융자산 투자 활동이 늘었고 54.5%는 자산 관리의 필요성이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공격·적극투자 비중도 43.6%로 전년 대비 9.9%포인트 증가했다. 주식 비중은 전년 대비 8.9%포인트 늘어난 24.3%를 기록한 반면 저금리 장기화 영향으로 예적금 비중은 가장 큰 3.6%포인트의 하락 폭을 보였다. 저축성 보험과 개인연금도 비중이 각각 2.9%포인트, 1.4%포인트 소폭 줄었다.

코로나19 이후 가장 관심을 보이거나 실제 투자한 상품도 국내 주식이 50.2%(복수 응답)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부동산 26.1%, 공모주 24.0%, 해외 주식 21.7% 순이었다. 은행 정기 예적금은 18.9%에 불과했다. 암호화폐는 18.2%로 평균 2,041만 원을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부동산의 경우 응답자의 58.4%는 앞으로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고 구매 의향자 중 54.8%는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 조사가 2~3개월 이전에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투자 성향이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시중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주식 시장의 상승세가 꺾이고 시중 자금이 예적금으로 유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들 대중 부유층은 금리가 각각 4%대, 5%대에 도달하면 응답자의 각각 55.6%(누적 기준), 78.4%가 부동산 구매를 포기하겠다고 답했다. 6%대는 응답률이 88.1%에 달했다. 3일 기준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시중은행 4곳의 혼합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56~5.08%,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3.59~5.00%인 점을 감안할 때 이미 대출금리는 주택 구입을 포기할 만한 한계치에 다가선 셈이다.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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