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독재찬양·여성폄하' 논란에…국힘, 함익병 공동선대위원장 내정 7시간 만에 철회

함익병 씨. /연합뉴스함익병 씨.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5일 의사 함익병 씨에 대한 공동선대위원장 내정 인선을 약 7시간만에 전격 철회했다. 이는 함 씨가 과거 인터뷰에서 독재를 '옹호'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 발언과 함께 군대에 가지 않는 여성의 권리 행사에 제한을 둬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재차 알려지면서 당 안팎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이날 밤 기자단에 문자 메시지를 통해 "함익병 씨는 내정 철회됐다"고 밝혔다. 이 수석대변인은 이어진 공지를 통해 "오늘 발표한 함 공동선대위원장 내정은 언론에 제기된 문제를 선대위가 검토해 본인과 상의한 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수석대변인은 함 씨의 과거 발언 논란이 불거지자 언론 공지를 통해 "본인의 발언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이에 대한 국민의 납득이 있기까지 의결이 보류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함 씨의 영입 사실이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함 씨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았다. 조승래 민주당 선대위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함 씨는 지난 2014년 인터뷰에서 ‘독재가 왜 잘못됐느냐. 독재가 무조건 나쁘다는 것도 하나의 도그마’라고 말했다”며 “국민의힘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두고 ‘정치를 잘 했다’고 했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정치관에 꼭 어울리는 독재 찬양가를 영입했다”고 비판했다.조 대변인은 “함 씨는 한 발 더 나아가 ‘더 잘 살 수 있으면 왕정도 상관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며 “함 씨는 ‘좋은 독재’라는 환상에 빠진 망상가다. 윤 후보가 이렇게 민주주의의 대원칙을 부정하는 사람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다니 충격”이라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또 함 씨가 과거에 여성 폄하 발언을 한 점도 지적했다. 그는 “함 씨는 ‘여자는 국방의 의무를 지지 않으니 권리를 4분의 3만 행사해야 한다’고 말해 비난을 받았다"며 “이런 분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앉히고 2030 여성 유권자에게 미래를 약속하는 윤 후보의 이중성에 할 말을 잃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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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함 씨는 지난 2014년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독재가 왜 잘못된 건가. 플라톤도 독재를 주장했다. 제대로 배운 철학자가 혼자 지배하는 것이 바로 1인 독재"라며 "독재가 무조건 나쁘다는 것도 하나의 도그마다. 정치의 목적은 최대 다수가 가장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란 말만 붙으면 최고라고 하는데 반드시 그렇지 않다. 더 잘 살 수 있으면 왕정도 상관없다고 본다"며 "대한민국이 이 정도로 발전할 수 있는 건 박정희의 독재가 큰 역할을 했다. 독재를 선의로 했는지, 악의로 했는지, 얼마나 효율적이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했다.

함 씨는 또 "여자는 국방의 의무를 지지 않으니 4분의 3만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의무 없이 권리만 누리려 한다면 도둑놈 심보다. 세계 주요국 중 병역 의무가 있는 나라는 한국, 대만, 이스라엘인데 이중 여자를 빼주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단, 자식을 2명 낳은 여자는 예외로 할 수 있다. 자본주의적 논리가 아니라 계산을 철저히 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세금 내기 전에 투표권을 가지면 안 된다. 납세와 국방 등 4대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투표권을 행사하는 건 말이 안 된다"라고도 했다.

이같은 함씨의 발언을 놓고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 인식이 부족한 데다 여성 차별 발언으로 반헌법적 인식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함씨는 인터뷰 당시에도 해당 발언이 문제가 되자 출연하던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하차한 바 있다.

2017년 대선에서는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대위가 통합정부추진위원회 자문위원단에 함 씨를 포함했다가 문제의 발언들이 알려지면서 30여 분 만에 취소하기도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SNS에 함 씨가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내정됐다는 기사를 링크하면서 "이건 누구 아이디어인가. 이분 사고 칠 것이다. 개념들이 없다"고 지적했다.


박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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