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금융시스템 최대 위험은 가계부채와 인플레이션”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 크고 영향력도 커

단기 금융시스템 위기 가능성 전망도 늘어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페드로의 로스앤젤레스(LA)항에서 컨테이너 운송용 화물트럭들이 터미널로 들어가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미 서부의 두 거점 항만인 LA항과 롱비치항이 심각한 병목 현상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곳의 화물을 내륙으로 운송할 트럭 운전사도 부족해 미국의 물류 대란이 악화하고 있다. /연합뉴스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페드로의 로스앤젤레스(LA)항에서 컨테이너 운송용 화물트럭들이 터미널로 들어가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미 서부의 두 거점 항만인 LA항과 롱비치항이 심각한 병목 현상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곳의 화물을 내륙으로 운송할 트럭 운전사도 부족해 미국의 물류 대란이 악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외 금융기관 종사자들이 최근 금융시스템의 최대 위험 요소로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높은 수준의 가계 부채,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등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을 꼽았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코로나19 재확산 및 백신접종 지연 등이 위험 요인에 포함됐으나 이번엔 제외됐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하반기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에 따르면 금융기관 종사가 80명 중 20%가 금융시스템 1순위 위험 요인으로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을 1순위 위험이라고 한 응답률도 20%를 기록했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7%로 세 번째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는 국내 금융기관 임직원, 금융업권별 협회 및 금융·경제 연구소 직원, 해외 금융기관 한국투자 담당자 등 80명의 의견을 조사했다. 조사는 지난달 9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됐다.

관련기사



위험 순위를 고려하지 않고 5개 위험 요인(복수 응답)을 단순 집계한 조사에서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55%로 가장 많았다.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42%로 뒤를 이었고, 글로벌 자산가격의 급격한 조정도 23%로 주요 위험 요인 중 하나로 꼽혔다.

인플레이션, 통화정책 불확실성, 장기 시장금리 상승, 글로벌 자산 가격 급격한 조정 등은 1년 이내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은 중기(1~3년)에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인플레이션은 지난 조사까지 중기에 현재화될 것으로 봤으나 이번엔 단기로 앞당겨졌다.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력도 크다는 분석이다.

단기 안에 금융시스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12%가 ‘매우 높음’과 ‘높음’을 선택했다. 올해 상반기 조사(9%)보다 다소 높아졌다. 반대로 ‘낮음’과 ‘매우 낮음’을 선택한 비중은 47%에서 39%로 하락했다. 중기 안에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매우 높음’과 ‘높음’이 29%에서 36%로 상승했고, ‘낮음’과 ‘매우 낮음’이 28%에서 25%로 낮아졌다.

금융업계 종사자들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 안정성 제고를 위해 ‘가계부채에 대한 관리’, ‘코로나19 지원조치의 질서있는 정상화’, ‘부동산 시장 안정 도모’ 등이 현 시점에서 긴요한 과제라고 응답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가운데 과도한 규제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해야 하고, 코로나19 지원 조치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취약계층에 대한 선별적 지원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조지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