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은행 가계대출 3조원 늘어…증가세 둔화 조짐

지난 10월 은행 가계대출이 3조 원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늘어나던 대출 증가세에 제동이 걸렸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금융당국의 규제에도 지속 증가했던 주택거래 관련 자금 수요가 둔화된 영향이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1월 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 9,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3조 원 증가했다. 지난 9월(6조 4,000억 원)과 지난 10월(5조 2,000억 원)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2조 4,00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지난 10월(4조 7,000억 원) 대비 증가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주택매매량이 줄어들면서 주택거래 관련 자금수요가 둔화됐고, 집단대출 취급이 감소하면서 전체적인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 다만 은행의 전세자금대출은 2조 원 증가하면서 지난 10월(2조 2,000억 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대출 관리와 금리 상승 등으로 5,000억 원 늘어나면서 낮은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박성진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은행 가계대출 규모가 지난 10월과 11월에 두 달 연속 감소하면서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볼 수 있다”라며 “금융권 가계대출 관리나 계절적 비수기 영향, 대출금리 상승 등 영향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줬기 때문에 증가세가 꺾였다고 판단하려면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반면 기업대출은 높은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11월 은행의 가계대출은 9조 1,000억 원 증가했는데 지난 10월(10조 3,000억 원)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중소기업 대출이 코로나19 금융지원과 시설자금 수요 등이 계속 이뤄지면서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기업 대출은 2조 8,000억 원 증가했다. 일부 기업의 지분투자를 위한 대규모 차입으로 전월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