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에디슨모터스·쌍용차 본계약 하세월…인수금액 공방전 여전

에디슨, 본계약 체결 지연

“인수 의지 여전, 연내 목표”

에디슨·산은 대립 우려 여전

8,000억 원 자금 대출 필요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003620)의 인수 본계약 체결이 지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본계약 체결이 내년에나 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는 지난달 실시한 3주 간의 쌍용차 정밀실사에서 잠재적 부실 가능성이 확인됐다며 인수 금액 삭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 유치 과정에서 추가 부실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에디슨모터스는 앞서 3,100억 원 가량의 인수금액을 제시하며 인수·합병(M&A)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기업회생절차에서는 인수자와 인수대상자가 협상을 통해 인수금액의 최대 5%까지 조정할 수 있다. 3,100억 원의 5%인 155억 원이 삭감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쌍용차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최대한도까지 인수 금액을 낮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인수 금액에 대한 견해차로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는 본계약 체결을 위한 구체적인 협상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본계약 체결이 지연되면서 쌍용차의 회생계획안 제출도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달 1일이었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내년 1월로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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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와 본계약을 체결해 인수 금액이 확정돼야만 회생계획안 마련이 가능하다. 에디슨모터스는 인수금액이 낮아지더라도 예정대로 운영자금 8,000억 원 가량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인수자금 3,100억 원에 운영자금 4,900억~5,3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인데 차감되는 인수자금을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가 100억 원 가량의 인수금액을 두고 ‘줄다리기’에 들어가면서 연내 본계약 체결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에디슨모터스 관계자는 “협상에 속도를 내 연내 본계약 체결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계약체결이 늦어질수록 쌍용차 정상화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 전기차 시장 진출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보다 늦은 쌍용차가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하지만, 인수 절차가 지연되면서 생존을 위한 ‘골든타임’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디슨모터스가 인수전에 뛰어들 때부터 자금력에 대한 의구심은 계속 제기되고 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직접 자금 조달 계획을 공개하는 등 의구심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에디슨모터스는 인수자금 3,100억 원을 1차 유상증자와 SI(재무적 투자자)·FI(전략적 투자자)로부터 조달할 계획이다. 인수 후 운영자금 중 4,900억~5,300억 원은 2차 유상증자와 SI·FI에서, 7,000억~8,000억 원은 자산 담보대출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총 인수자금은 1조 4,800억 원에서 1조 6,200억 원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에디슨모터스가 자산 담보 대출을 산업은행으로부터 받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데 대해 산은이 회의적 입장을 보이면서 오히려 자금력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진 상황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보다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완성차들도 전사적 역량을 투입해 전기차 분야를 개척하고 있고, 천문학적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면서 “한계 상황부터 개척해야 하는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는 솔직히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의 발전전략을 제3의 공신력 있는 기관이 검증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산은이 에디슨모터스와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에디슨모터스의 투자 유치와 시중은행으로부터의 자금 대출까지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 회생은 쌍용차뿐 아니라 협력업체들의 생존과도 직결된 문제”라며 “산은과 에디슨모터스가 협력을 통해 쌍용차 회생에 집중해도 모자라는데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인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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