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단독]공정가액비율 조정 검토…1주택자 세부담 낮춘다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세부담 커지자

공정가액 낮춰 1주택자 부담 완화 취지

李 "다주택자 6개월내 처분땐 양도세 완전면제 추진

대선 앞두고 부동산 세금 이슈화 차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경북 김천시 추풍령휴게소 경부고속도로 기념탑을 방문하고 있다. 추풍령휴게소는 대한민국 고속도로 제1호 휴게소로 기념탑은 경부고속도로 서울~부산 중간에 위치하며 박정희 정권의 성과로 기록되는 경부고속도로 건설 사업의 상징이다. /연합뉴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경북 김천시 추풍령휴게소 경부고속도로 기념탑을 방문하고 있다. 추풍령휴게소는 대한민국 고속도로 제1호 휴게소로 기념탑은 경부고속도로 서울~부산 중간에 위치하며 박정희 정권의 성과로 기록되는 경부고속도로 건설 사업의 상징이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동주택 등의 공시가격이 내년에도 큰 폭으로 오를 경우 1주택자의 세 부담이 커져 대선에서 부담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공정가액 조정을 통해 세 부담을 덜겠다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다주택자가 6개월 안에 주택을 처분하면 완전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르면 이번 주 중 부동산 세금 관련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2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1주택자의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값 폭등에 공시가격 현실화와 세율 인상까지 덮쳐 좀처럼 돌아서지 않는 민심을 달래기 위해 실수요자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식으로 부동산 세제를 손질하겠다는 얘기다.

과세표준을 정할 때 적용하는 공시가격 비율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정하면 사실상 세금 감면 혜택을 보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 부동산 보유세인 재산세·종합부동산세는 모두 세금 계산 시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적용된다. 올해 기준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재산세 60%, 종부세 95%다. 일각에서는 공시가격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지만 정책 후퇴의 성격이 큰 데다 적용하는 데 현실적으로 시간이 부족해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에 무게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재산세가 오를 경우 지역 가입자의 건강보험료가 상승한다는 부담도 해소할 필요가 있었다.


공시지가 상승→세부담 급증 차단 목적…"실수요 목적 2주택자 종부세 완화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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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다주택자 종부세의 경우 징벌적 세금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 현행대로 유지하되 1주택자의 재산세는 세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데 대체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주택 관련 세금은 다주택자만이 아니라 1주택자에게도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했다. 정부의 공시가 현실화 추진에 부동산 가격까지 급등하자 야당은 ‘세금 폭탄’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지난 6월 다주택자 양도세 부과 유예 기간이 끝났지만 매물은 계속 잠겼고 세금 비용 증가분이 세입자의 몫으로 돌아간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런 현상이 고착되자 세금 상승을 완충해줄 수 있는 유일한 장치가 ‘공정시장가액비율’밖에 없다는 주장이 당내에서 제기됐다.

이 후보가 이날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완화를 주장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후보는 경북 김천의 추풍령휴게소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거래에 따른 일시적 부담을 줄인다는 측면에서 양도세는 거래세에 조금 더 가까운 측면이 있다”며 “양도세는 중과하고 종부세를 부과하는 바람에 팔고 싶은데 (다주택자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다주택자의 매물 잠김을 해소하기 위해서 (양도세 일시 완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예 후 1년이 지나면 원래 예정대로 중과를 유지하는 방안을 민주당과 협의하고 있다”며 “6개월 안에 처분을 완료하면 양도세 중과 부분을 완전히 면제하고 9개월 안에 처분하면 절반만, 12개월 안에 완료하면 4분의 1만 내리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효과를 두고 논쟁 중인데 저는 꼭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당정은 양도세 조정 전 다주택자의 매물을 유도하겠다는 목표였지만 증여가 늘어나는 등 정책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기획재정부와 청와대에 일부 여당 의원들까지 ‘양도세 완화 불가’ 입장인 상황에서 이 후보가 양도세 유예 검토 발언을 내놓자 부동산 세제 손질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시골 주택을 샀는데 2가구라해 종부세가 중과 된다는 건 문제라는 주장은 타당하다”며 “다만,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를 쉽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일부 언론에서 ‘공시가 현실화 속도 조절’ 보도가 나오자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공시가 현실화로 인해 중산층과 1주택자의 재산세·건강보험료가 늘어나지 않도록 당정은 정책적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종호 기자·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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