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억대 투자 사기를 벌이고 해외로 도피했다 국내로 송환된 사업가가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50)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함께 재판에 넘겨진 A씨의 회사 법인에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16년 한 투자개발 회사에 대표이사로 일하며 피해자 20여명에게 "동물 관련 사업에 투자하면 1년 후 원금을 반환하고 연 22%의 수익금을 이자 명목으로 지급하겠다"고 속여 총 90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다른 투자자들에게도 사업 내용만 다를 뿐 비슷한 방법으로 억대의 투자금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새로 투자를 받으면 이전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돌려주는 '돌려막기' 방식으로 자금을 운용하다 한계에 다다르자 2017년 6월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9년 7월 동유럽 조지아에서 인터폴에 의해 검거된 A씨는 약 8개월 동안 현지에서 수감됐다가 지난해 11월 한국으로 송환돼 체포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결혼자금, 집 구입자금, 대출금 등을 잃고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고, 피고인으로부터 경제적 살인을 당했다고 호소하고 있다"며 "범행 수법과 피해자 수, 피해액의 규모 등에 비춰 엄한 형을 선고함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범행을 대체로 인정하고 일부 범행 수익을 피해자들에게 반환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86억여원의 추징금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원은 "피고인이 실제로 취한 이득이 얼마인지 알기 어려우며,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해 피해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하기 곤란하다는 사정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