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과 자국 우선주의 확산으로 글로벌 경영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 국부의 원천인 기업의 혁신과 도전 정신을 북돋우고 우리 사회에 만연한 반기업 정서를 해소해야지만 우리 기업들이 갈수록 거세지는 글로벌 파고를 헤쳐나갈 수 있다. 서울경제가 10여 년 만에 ‘대한민국 존경받는 기업·기업인 대상’을 부활시킨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본지는 ‘기업 경쟁력이 곧 국부(國富)’라는 철학을 기반으로 지난 2004년 국내 처음으로 ‘대한민국 존경받는 기업·기업인 대상’을 제정했으며 2010년을 끝으로 중단했다. 반도체·배터리·자동차·조선 등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경제주체들이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 상을 부활시켰다.
우리 사회는 고질적인 지역 갈등과 세대 갈등, 젠더 갈등에 더해 자산 양극화,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국제 정치·안보 환경도 호의적이지 않다. 코로나19와 미중 갈등으로 글로벌 선진국들은 공급망 재편에 나서고 있으며 우리 기업은 이에 대처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런 와중에 우리나라의 성장 잠재력은 날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이런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기업 경쟁력이 곧 국부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존경받는 기업·기업인 대상’은 △혁신과 도전으로 신기술·신시장 개척에 나서는 기업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후변화 대응과 사회 공헌에 앞장서는 기업을 발굴해 평가하고 알림으로써 기업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자 한다. 미래의 불확실성에 굴하지 않고 담대한 도전과 모험에 나서는 기업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 것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반기업 정서를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10여 년 만의 부활인 만큼 재계 맏형인 한국경영자총협회와 공동으로 주최해 상의 권위를 한층 높였다. 특히 국내 언론사 처음으로 글로벌 기업의 경영 화두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부문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ESG 부문 평가는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 가능 경영, 사회적 책임 이행 여부 등 21개에 달하는 방대한 평가 항목을 적용했다. 미래 성장을 주도하는 혁신 부문과 도전 정신으로 신시장을 개척하는 챌린지 부문도 신설해 평가의 입체감을 높였다. 국내 각 분야 전문가 31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위원장 정갑영 연세대 명예교수)가 1개월에 걸쳐 정량 평가와 정성 평가 등을 실시한 끝에 최종 수상 기업을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존경받는 기업·기업인’은 기업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은 물론이고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 기후변화 대응, 사회 공헌, 기업 문화 개선 등에서 괄목한 성과를 낸 기업들이다.
“기업과 기업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신뢰 관계가 구축돼야 한다.” 독일의 경영 구루 라인하르트 K 슈프렝어는 저서 ‘위대한 기업의 조건’에서 기업의 성공 조건으로 ‘신뢰’ 구축을 꼽았다. ‘대한민국 존경받는 기업·기업인 대상’은 기업에 대한 사회의 신뢰를 높이는 데 기여하기 위해 매년 새로운 기업을 발굴해 시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