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빗살무늬토기는 1916년 평안남도 용강군 용반리에 이어 1925년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서도 발견됐다. 근대사학 100년 동안 한반도 빗살무늬토기는 '기하학적 추상무늬'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김찬곤 호서대 교수는 책 '빗살무늬토기의 비밀'에서 그런 빗살무늬토기는 한 점도 없다고 말한다. 그는 빗살무늬토기의 패턴과 기하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패턴은 추상무늬가 아니라 '구상무늬'라고 단언한다. 그동안 학계가 빗살무늬토기 패턴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오해일 뿐이라는 것이다.
책은 한반도 신석기 미술을 대표하는 빗살무늬토기의 디자인과 패턴을 분석한 한국미술사 신석기 편이다. 책에 따르면 한반도를 비롯해 세계 신석기인들이 그릇에 자신의 세계관을 구현했다. 그들은 그릇에 이 세상 만물의 기원 물(水), 물의 기원인 비(雨), 이 비의 기원인 구름(雲)을 새겼는데, 한반도(암사동) 신석기인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구름의 기원인 하늘 속 물과 하늘 속 물이 나오는 통로인 천문(天門)까지 새겨 넣었다고 한다. 이 세계관은 기원의 기원까지 담고 있다는 점에서 당시 세계 신석기 세계관 가운데서도 가장 완벽한 세계관이라고 저자는 평가한다. 3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