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클라우드가 해외 전진기지를 일본·싱가포르·유럽 등 3곳에 추가로 구축해 총 8곳으로 늘린다. 다양한 업무를 담당할 글로벌 거점을 확대해 현지 밀착형 서비스 제공 능력을 강화하고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한상영(사진) 네이버클라우드 서비스기획총괄(CPO)은 16일 서울경제와 만나 “일본과 동남아(싱가포르)에서 국내 수준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리전(region)을 확충한다”며 “싱가포르 리전은 이달 마무리될 예정이고 일본은 내년 여름께 새로운 리전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럽 리전도 추가할 계획이다. 리전은 클라우드 사업자가 현지에 서비스를 하기 위해 구축하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다. 리전이 설치되면 데이터 처리 속도가 훨씬 빨라지고 서비스 출시와 유지·관리가 용이해진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그동안 해외에서 미국, 일본, 독일, 싱가포르, 홍콩 등 총 5곳의 리전을 두고 사업을 펼쳐왔다. 이제는 기존 일본과 싱가포르 리전을 업그레이드 해 멀티존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일본과 싱가포르 리전 확충을 마친 뒤에는 유럽에서 새 리전을 구축한다. 한 총괄은 “장기적으로는 미국 리전 추가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클라우드가 해외 리전 확대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인공지능(AI), 커머스, 콘텐츠, 메타버스 등 네이버의 주요 사업들이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총괄은 “각 서비스들은 기본적으로 클라우드 위에서 움직이는데 현지 리전을 활용하면 빠른 속도로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또 아시아태평양·일본 시장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와 경쟁하며 ‘톱3’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한 총괄은 “이달 기준 18개 카테고리 203개 상품을 확보했다”며 “상품 수만이 아니라 기술 경쟁력에서도 글로벌 사업자와 견줄 수 있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한 총괄은 네이버 제2 사옥에 활용되는 5세대(5G) 이동통신 특화망에 대한 사업 계획도 밝혔다. 5G 특화망은 건물, 시설 등 특정 공간에 사용되는 맞춤형 네트워크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특화망 사업자가 되기 위해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특화망용 주파수 신청을 냈다. 5G 특화망은 먼저 신사옥 안에서 서류·음식 배달 등 사람 대신 각종 업무를 수행하는 ‘브레인리스 로봇’에 도입될 예정이다. 한 총괄은 “시작은 네이버 신사옥이지만 스마트시티, 공장, 병원, 자율주행로봇 등 각종 B2B 분야에서의 사업 확대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각종 장비, 무선 기술 관련 전문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프트뱅크와의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 총괄은 “일본이 우리보다 먼저 5G 특화망 적용 사례가 있는 만큼 참고할 점들이 있다”며 “다만 해외도 아직 검증 단계이기 때문에 성과가 뚜렷하지 않고, 글로벌 플레이어들 간에 협력하려는 니즈가 있다”고 전했다.
한 총괄은 “네이버는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를 만드는 데 특화된 회사”라며 “5G 특화망이라는 새 분야에서 남들이 하지 않은 서비스를 만들어 내고 성공 사례를 써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