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고성능·고용량 제품을 앞세워 급성장하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 장악에 나선다. 저장용 메모리부터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 반도체, 조명용 발광다이오드(LED)에 이르는 반도체 전 분야의 초격차 제품으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고성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그래픽 D램 등 첨단 차량용 메모리 솔루션 5종을 자동차 제조사에 공급해 본격적으로 관련 시장 확대에 나선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선보인 5개 제품은 고성능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최적화된 그래픽 D램 3종(PCIe Gen3 NVMe 256GBSSD, 2GB DDR4 D램, 2GB GDDR6)과 자율주행 시스템용 그래픽 D램 2GB GDDR6, 128GB 유니버설플래시스토리지(UFS) 등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업계 최초로 차량용 UFS를 선보였는데 이번에 서버급에 탑재되는 고성능 SSD와 그래픽 D램까지 제품군을 대폭 늘렸다. 256GB(기가바이트) SSD는 연속 읽기, 쓰기 속도가 각각 초당 2,100MB, 300MB로 기존 차량용에 탑재되는 내장형멀티미디어카드(eMMC)보다 7배, 2배 빠른 업계 최고 성능을 자랑한다. 2GB GDDR6는 핀당 최대 14Gbps 데이터처리 속도를 지원해 운전자가 다양한 고사양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기고 대량의 자율주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 더 안전한 운전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삼성전자는 기대했다.
이번 제품들은 영상 40도에서 영상 105도까지의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한다. 모두 자동차 전자 부품 협회가 규정한 차량용 반도체 품질 세계 기준 ‘AEC-Q100’도 만족한다.
삼성전자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시스템 반도체와 LED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인포테인먼트와 통신, 전력 관리 등에 쓰이는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3종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7’은 독일 자동차 제조사 폭스바겐에 처음으로 공급된다. ‘엑시노스 오토 V7’은 차량 내 디스플레이에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탑재되는데 가상 비서와 음성·얼굴 인식 같은 인공지능(AI) 연산이 가능한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갖췄다. 또 올 들어 정밀 제어가 가능한 자동차 헤드램프용 LED 모듈 ‘픽셀 LED’, 자동차의 시신경 역할을 하는 차량용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오토 4AC’ 등을 잇달아 내놓는 등 전장용 옵티컬(광학) 반도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전기차가 확산하고 인포테인먼트·자율주행 시스템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자동차 업계의 반도체 교체 주기가 7~8년에서 3~4년으로 단축되고 성능·용량은 서버급으로 발전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며 “첨단 차량용 토털 메모리 솔루션으로 자율주행 시대 가속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