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4대그룹 인사 마무리…키워드는 '친정체제·세대교체·새먹거리'

친정체제-의사결정 속도내고

세대교체-조직 역동성 높이고

새먹거리-신성장동력 힘실어





현대자동차그룹을 끝으로 삼성·SK·LG 등 4대 그룹의 인사가 마무리됐다. 미중 갈등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급망 불안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주요 기업들은 미래 산업 전문가들을 대거 발탁해 기술력으로 난관을 헤쳐나가겠다는 비전을 인사를 통해 제시했다. 특히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은 과감한 세대교체를 통해 정의선·구광모 회장의 친정 체제도 강화했다.




현대차그룹 'MK 가신' 용퇴…LG 신규 임원 62%가 40대



삼성, 완제품 묶은 'DX' 닻올리고 SK '그린·바이오' 전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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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17일 발표한 정기 임원 인사에서는 정몽구(MK) 명예회장 시절 그룹을 이끌던 인물이 대거 퇴진했다. MK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윤여철 노무 총괄 부회장을 비롯해 이원희·이광국·하언태 사장이 일제히 고문으로 물러났다. 이로써 정의선 회장의 매형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만 남긴 채 부회장단이 사실상 해체되며 정 회장 중심으로 완벽히 탈바꿈했다. LG그룹 역시 구본무 회장 별세 후 3년간 구광모 회장 초기 체제를 보좌하던 권영수 부회장이 지주사 최고운영책임자(COO)에서 물러나 LG에너지솔루션 대표로 옮겼다. 권 부회장 자리에는 과거 ㈜LG 시너지팀에서 구 회장과 호흡을 맞췄던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지주사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현호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최태원 SK 회장의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SK온 대표이사로 경영에 복귀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세대교체 역시 올해 인사를 관통했다. ‘뉴 삼성’을 외친 삼성전자는 예상을 깨고 김기남(DS), 김현석(CE), 고동진(IM) 등 대표 3인을 모두 바꾸는 파격을 보였다. LG는 신규 임원 가운데 62%가 40대였고 SK하이닉스에서는 첫 40대 사장이 배출됐다.

신성장 동력에도 힘을 실었다. 역대 최다인 203명의 신규 임원을 선임한 현대차그룹은 3명 중 1명(37%)이 연구개발(R&D) 부문으로 인포테인먼트와 정보통신기술(ICT), 자율주행 등 신사업 분야에서 대거 승진 인사가 나왔다. SK그룹은 신규 임원의 67%를 첨단 소재와 그린·바이오·디지털 등 신규 성장 분야로 채웠다. 삼성전자는 ‘원(One) 삼성’의 기치 아래 TV·가전·모바일 등 완제품 사업부를 한데 묶은 DX부문을 출범시켰다.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장은 “산업의 전환기로 미래 먹거리 선점이 중요한 때”라며 “주요 기업들의 강력한 혁신 의지를 볼 수 있는 인사”라고 평가했다.


김능현 기자·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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