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3년 4월 개막할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으로 이숙경(사진) 영국 테이트모던미술관 국제미술 수석 큐레이터가 선임됐다.
광주비엔날레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숙경 테이트모던 국제미술 수석 큐레이터가 여러 후보자 중 ‘전시 기획의 짜임새, 실행 가능성, 지역성과 세계성의 조화 측면’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으로 선임됐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 김홍희 예술총감독 이후 한국인이 광주비엔날레 전시를 총괄하기는 15년 만이다.
홍익대 예술학과 출신인 이숙경 예술총감독은 1993~98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사로 재직했고, 영국 런던시티대학교에서 예술비평 석사, 에식스대학교에서 미술사&이론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7년 테이트 리버풀 전시&컬렉션 큐레이터를 시작으로 14년 동안 테이트미술관에 근무하며 테이트 모던 리서치 큐레이터, 수석 리서치 큐레이터, ‘현대 테이트 리서치 센터: 트랜스내셔널’의 수장 등을 역임하면서 굵직한 전시 기획 및 연구를 통해 국제적 감각을 체화했다. 탄탄한 국제적 네트워크와 대규모 전시의 기획 및 실행력 등이 강점으로 꼽히며, 2015년에는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의 한국관 커미셔너 및 큐레이터를 역임했다.
이 예술총감독은 해외에서 활동하며 한국과 아시아의 미술을 국제무대에 알리는 데 지속적으로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는다. 2019년 테이트모던에서 개막해 유럽, 미주, 아시아로 순회한 ‘백남준’ 회고전을 비롯해 토지 소유권 등 원주민 주권 문제를 다룬 ‘미술로 본 한 해: 호주 1992’전, 인도의 콜렉티브 캠프(CAMP)전시 등은 서구 중심 담론을 벗어난 그의 새로운 ‘미술사의 재서술’ 관점을 보여준 전시로서 의미가 컸다.
이 예술총감독은 “행성적 차원의 위기인 인종 및 계층 차별, 위기 상황으로 진단되는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등의 사회적 현안을 진단하고 미래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예술의 역할”이라며 “개최지 광주를 중심이자 방법론으로 삼으면서 광주의 국제적 위상을 재정립할 것이며, 비서구적 관점에서 광주비엔날레와 광주정신을 녹이면서 중심 대 주변이 아닌 관계의 전환, 평등한 연결, 더 나은 인류 공동체를 위한 광주 만의 메시지를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재단 대표이사는 “이숙경 예술총감독 선임으로 2023년 전시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며 “제14회 광주비엔날레에서 탈국가적 큐레이팅 방법론을 적용해 개최지 광주와 광주비엔날레의 고유한 정체성을 탐색하고 지역성과 국제성을 통사적으로 연결하면서 다중적인 매체와 학제간 틀을 통해 구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