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내년부터 사장·부사장·상무 등 6개의 임원 직급을 ‘경영리더’라는 단일 직급으로 통합한다. 주요 기업들이 임직원 직급을 단순화하는 기조이지만 임원 직급을 사장까지 단일화한 것은 CJ가 처음이다. 젊은 인재를 조기에 발탁하고 성과와 업무 중심의 인사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23일 CJ는 임원 직제 개편안을 지주 및 각 계열사 이사회에서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안은 다음 주에 발표될 그룹 임원 인사에 적용돼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이번 조치로 CJ는 내년부터 임원(경영리더)의 대외 호칭은 대표이사·부문장·실장·담당 등의 직책을 사용할 방침이다. 기존의 상무·부사장 등 직급 호칭은 폐지된다. 내부적으로는 이미 직급 대신 이름을 부르는 ‘님’ 문화를 시행하고 있다. 경영리더의 처우와 보상은 역할과 성과에 따라서만 결정된다. 직급에 따라 일률적으로 지급하던 업무용 차량도 업무 성격에 따라 바뀐다.
이 같은 파격 조치는 기존의 연공서열과 직급 위주 제도로는 인재 기용이 어렵고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이재현(사진) CJ 회장의 절박감이 배경이 됐다. 이 회장은 지난달 그룹의 중기 비전 발표에서 “이대로는 생존이 어렵다”면서 “다양한 기회와 공정한 경쟁을 통해 (인재들이) 다른 기업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보상을 받도록 만들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일반 직원들의 직급 체계도 단순화하는 방안을 그룹사별로 추진한다. CJ제일제당은 올해 7월 직원 직급을 기존 7단계에서 3단계로 줄였으며 최소 근무 연한도 철폐한 바 있다. CJ ENM과 CJ대한통운도 조만간 새로운 직급 체계를 도입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