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3.7GB(기가바이트) 용량의 풀HD 영화 한 편을 단 0.5초 만에 저장할 수 있는 고성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개발했다. 최신 규격인 PCIe 5.0을 적용한 이 제품은 내년 1분기 양산 예정으로 빅데이터 시대의 고성능 서버 SSD 수요를 정조준한다.
2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엔터프라이즈 서버용 고성능 SSD인 PM1743(사진)은 6세대 V낸드와 자체 개발한 PCIe 5.0 컨트롤러를 탑재해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구현했다. PCIe 5.0은 기존 PCIe 4.0 대비 대역폭이 2배로 커진 32기가트랜스퍼/세컨드(GT/s)를 지원하는 차세대 PCIe 통신 규격으로 대량의 데이터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PM1743은 메타버스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데이터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데이터센터와 서버를 위한 SSD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빅테크 기업뿐 아니라 관공서나 은행에서도 빅데이터를 분석해 경영에 적용해야 하는 만큼 이 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보고 개발을 서둘렀다. 실제로 조사 기관 옴디아는 지난해 서버용 SSD 시장이 172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191억 달러로 커졌고 이후 연 평균 성장률 14.3%를 기록하며 2025년 기준 336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제품 PM1743은 연속 읽기, 임의 읽기, 연속 쓰기, 임의 쓰기 속도가 모두 기존 제품보다 1.7~1.9배 빨라졌다. 또한 듀얼포트도 지원해 한쪽 포트에 연결된 장치에서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서비스가 가능해 서버 운영의 안정성과 높은 가용성을 보장한다. 신제품에는 정보 위·변조를 방지할 수 있는 보안 기술도 적용됐다. 독립된 보안 프로세서와 신뢰점(ROT·Root of Trust)을 탑재하고 있어 외부로부터의 보안 공격이나 정보 위·변조를 방지하는 기능도 갖췄다. 전력효율이 이전 모델(PM1733)보다 약 30% 향상돼 서버·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은 물론 탄소 배출량도 낮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