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중순 도입 예정인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는 ‘팍스로비드’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체내에서 바이러스가 복제를 통해 증식하는 것을 억제하는 특성 때문이다.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미 시험관 실험에서 오미크론을 제외한 델타 등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가 확인됐다. 화이자는 긴급사용승인 후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시험 결과를 제출할 계획이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 안전관리·공급위원회’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팍스로비드가 차단하는 단백질은 모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부위”라며 “오미크론 변이에 관해서는 확인하지는 못했으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팍스로비드는 재택치료 중이거나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환자에게 처방될 예정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경증에서 중등증의 고위험 비입원 환자 2,246명 대상 임상 시험에서 증상 발현 5일 이내 투여했을 때 입원 및 사망 환자 비율이 88% 감소했다. 40㎏ 이상인 12세 이상 연령층 가운데 중증 진행 위험이 높은 경증·중등도 환자에게 활용된다. 정부가 화이자에서 구입해 국내 병원·약국 등에 공급하면 보건소와 지방자치단체는 환자들에게 배송해 투약할 수 있도록 한다. 정부는 병원 입원 환자도 필요하면 쓸 수 있게 허용할 예정이다. 임상 시험 시 복용 후 미각 이상, 설사, 혈압 상승 및 근육통 등 이상 반응이 나타났지만 대부분 증상이 가벼웠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팍스로비드의 위중증 진행 예방 효과는 88∼89% 정도”라며 “효과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상당히 많은 중증 진행 예방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증의 간 장애 또는 신장 장애 환자는 화이자 치료제를 복용할 경우 대사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투여가 권장되지 않는다. 중등증 신장 장애 환자는 니르마트렐비르(분홍색 알약) 투여 용량을 절반으로 줄여 한 번에 한 알만 먹어야 한다. 또 부정맥·고지혈증 등 일부 약물을 팍스로비드와 함께 복용할 경우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 약물도 복용이 금지된다. 최 교수는 “해당되는 약물 중에는 부정맥이나 고지혈증 또는 통풍이나 협심증과 같은 질환에서 사용하는 약물들이 포함돼 있다”며 “질환을 갖고 있는 분들이 이 약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팍스로비드를 투여할 때 일시적으로 해당되는 성분의 약물 사용을 중단한다면 투여는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식약처는 질병관리청과 함께 팍스로비드 복용 안내서를 제공하고 보건복지부·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협력해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를 통해 팍스로비드와 동시에 사용하면 안 되는 의약품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식약처는 또 다른 경구용 치료제인 머크앤컴퍼니(MSD)의 몰누피라비르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검토하고 있다. 이 치료제가 고위험군 감염자의 입원 및 사망률을 낮추는 비율은 약 30% 정도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지난 11월17일에 MSD의 치료제에 대한 신청을 접수해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안전성과 효과성에 대한 자료를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