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은행감독 담당 부의장에 진보 성향의 세라 블룸 래스킨(60) 전 재무부 부장관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 진영에서 반대해온 제롬 파월 의장을 연임시키는 대신 래스킨 부의장을 임명해 연준 내 힘의 균형을 맞추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2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대통령이 래스킨 전 부장관을 차기 연준 부의장으로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래스킨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재무부 부장관을 지냈으며 연준 이사로도 활동했다.
진보 성향의 래스킨은 금융권 규제 강화론자로 유명하다. 은행권 규제를 완화해온 랜들 퀄스 현 부의장과 대비된다. WSJ는 “민주당 내 진보 성향 인사들은 연준이 대형 은행 규제에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금융 리스크에 과감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며 “(진보 인사들의 수장 격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래스킨 전 부장관을 추천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연임을 결정한 대신 레이얼 브레이너드와 래스킨이라는 강경파 여성 부의장들을 앉혀 진보적인 민주당 의원들의 불만을 달래줄 수 있을 것으로 WSJ는 평가했다.
금융 규제 분야에서 매파적인 래스킨 전 부장관은 반대로 금리 결정 관점에서는 ‘비둘기파’에 속한다. 지난 2011년 연준 이사였던 래스킨은 “정책 효과가 다소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추가 부양책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며 “양적 완화 등 경기 부양책을 쓰지 않았으면 수백만 명의 일자리를 지키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심해 래스킨도 다소 매파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