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중국 합작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에 참여하고 있는 장쑤위에다그룹이 둥펑자동차 지분 인수를 추진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장쑤위에다그룹은 둥펑자동차가 보유하고 있는 둥펑위에다기아 내 지분 25%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둥펑위에다기아는 기아가 중국 현지 진출을 위해 설립한 합작법인으로, 현재 기아가 50%, 둥펑자동차가 25%, 위에다그룹이 25%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둥펑자동차는 지난달 자신의 지분을 전량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기아가 둥펑자동차 지분을 인수하고 독자법인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장쑤위에다그룹이 기아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고 인수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장쑤위에다그룹이 둥펑자동차 지분을 가져갈 경우 둥펑위에다기아는 위에다기아로 전환되고 양사가 50%씩 지분을 나눠 갖는 구조로 바뀐다.
기아로서는 중국 시장 공략의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판매량 목표치를 100만대(2025년 기준)에서 170만대(2026년 기준)로 상향 조정하면서 기아 역시 중국 시장을 탈환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해외 리서치업체인 카날리스(Canaly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기차 판매 대수는 260만대로, 그 중 42%인 약 110만대가 중국에서 팔렸다. 중국 시장을 잡지 않고서는 현대차 그룹이 설정한 전기차 판매 목표치를 달성하기가 어렵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광저우모터쇼에서 제네시스 GV70 전동화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장쑤위에다그룹이 둥펑자동차 지분을 인수할 경우 전기차 시장 맞춤 전략을 더 과감하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둥펑자동차와 장쑤위에다그룹, 기아 세 기업이 공동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구조는 중요한 선택의 순간마다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둥펑자동차의 경우 현지 업체 중에서도 전기차 전환 속도가 늦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현대차그룹은 지분구조 개편과 함께 중국 전기차 시장 전략을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는 테슬라 중심의 프리미엄 브랜드와 BYD, 상하이GM우링 등 저가 로컬 브랜드 사이에서 고전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초부터 11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5% 줄어든 34만9,000대를 중국에서 판매했고 기아는 28.3% 감소한 14만1,000대를 판매했다. 현대차가 올해 초 중국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전략형 모델 ‘밍투 일렉트릭’은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69대 판매되는 데 그쳤다.
현지 자동차 업계에서는 상하이GM우링의 500만원대 초소형 전기차 ‘홍광 미니’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테슬라 모델3에 비해서는 기술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정기 인사에서 중국사업총괄인 이광국 사장이 고문으로 물러나고 이혁준 전무(총경리)가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된 것도 중국 시장 전략을 돌아보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