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스타링크






2019년 5월 23일 인공위성 60기를 탑재한 팰컨9 로켓이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됐다.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핵심 프로젝트인 ‘스타링크(Starlink)’가 출범했음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스타링크는 2027년까지 고도 1,200㎞ 이하의 저궤도에 1만 2,000개의 위성을 쏘아 올려 지구 전역에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처음 이 프로젝트를 구상할 때만 해도 사람들은 회의적이었다. 모든 나라가 발사한 위성보다 더 많은 위성을 일개 민간 기업이 쏘아 올린다는 생각을 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지난 5월까지 2년 동안 1,500개가 넘는 위성이 하늘로 올라가 정상 작동하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은 스타링크가 허풍이 아님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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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는 인터넷 접근이 어려운 외딴 지역 등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객은 안테나 접시 등 키트를 499달러(약 55만 원)에 사서 설치한 뒤 월 99달러(11만 원)의 이용료를 내면 서비스 받을 수 있다. 스페이스X의 목표는 궁극적으로 약 4만 2,000개의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것이다. 머스크는 스타링크를 구축하는 데 200억~300억 달러(22조~33조 원)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타링크 사업이 현실화하면서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다. 최근에는 스타링크 위성이 중국의 우주정거장에 가까이 다가가 충돌할 뻔한 적이 있었다. 위성이 너무 많아지면서 생긴 일이다. 위성이 태양 빛을 반사해 별 관측을 방해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스타링크가 우주시대를 앞당기는 데 기여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세계 인구 78억 명 가운데 36억 명은 통신 인프라 부족으로 인터넷 접근이 어려운 상태에 놓여 있다. 스타링크가 본격화하면 인터넷 사각지대가 없어져 관련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 6세대 이동통신, 메타버스 등 첨단 신산업이 발전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 역할도 할 수 있다. 새해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스타링크처럼 기업가 정신으로 똘똘 뭉친 기업들이 과학기술 초격차로 미래로, 우주로 나아가기를 기대해본다.

한기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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