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의 경계에서는 특별한 일들이 일어난다. 누군가는 이것을 기적이라고 부르고, 마법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고스트 닥터'는 몸이 공유된다는 설정을 통해 코믹과 휴머니즘을 넘나들며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3일 오후 tvN 새 월화드라마 '고스트 닥터'(극본 김선수/연출 부성철)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자리에는 부성철 감독을 비롯해 배우 정지훈, 김범, 유이, 손나은이 참석했다.
'고스트 닥터'는 신들린 의술의 오만한 천재 의사 차영민(정지훈)과 사명감이라곤 없는 '황금 수저' 레지던트 고승탁(김범)이 몸을 공유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부 감독은 메디컬 장르라는 매력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감독으로서 희망사항은 여러 장르를 다 해보는 거다. 이번에 메디컬에 도전한 이유는 메디컬과 판타지가 결합된 복합 장르여서"라며 "판타지에 도달하기 위해 메디컬이 중요해서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또 부 감독은 배우들이 장르적 매력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알렸다. 그는 "배우들이 거의 의사가 되다시피했다. 책도 많이 읽고 연습도 많이 했다"며 "현장에서 의사 선생님을 많이 찾아다니면서 의학적 디테일을 재현하기 위해 노력하더라. 그래서 그런지 수술 장면도 정말 멋있게 나왔다"고 자랑했다.
작품은 코마 고스트라는 독특한 소재를 삼는다. 부 감독은 "김선수 작가를 만나서 코마 고스트를 들었을 때 죽지 않은 유령들의 이야기로 동화적이라고 생각했다. 동화를 많이 찾아 봤다"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차영민이 자기의 육체를 따라서 코마 고스트 세계를 갔다 오는 설정이다. 낮이 산 사람의 시간이고 밤이 죽은 자의 시간이라면 코마 고스트는 석양에 머무르고 있기에 호박색 빛을 키로 잡았다"고 연출 포인트를 알렸다.
캐스팅 이유에 대해 부 감독은 "차영민은 자신의 죽음을 코미디로 표현해야 됐기에 내적, 외적으로 밸런스가 맞는 배우가 필요했다. 정지훈은 감정도 깊고 코미디 연기도 훌륭했다"며 "연출적으로 많은 빚을 진 것 같다. 노래할 때는 비가 되는데, 연기를 할 때면 찰리 채플린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범은 그간 터프한 역을 많이 했는데, 동료 감독에게 듣기로 섬세하고 감성이 뛰어나며 배역 해석력과 몰입력이 뛰어나다고 하더라. 역할 자체가 어렵고, 귀신을 보는 게 납득이 안 되면 시청자에게 다가가기 힘든데, 김범은 섬세한 감성을 많이 불어넣었다"며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집을 찾아 울면서 헤매는 소년인데, 명쾌하고 감성적으로 해석해 줬다. 정지훈의 코믹 카리스마가 엔진이라면, 김범의 감성은 헤드라이트"라고 칭찬했다.
정지훈은 은상대병원 연봉 톱에 빛나는 흉부외과 최고의 의사 차영민 역을 맡았다. 정지훈은 "좋은 작품이 있으면 늘 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다. 그동안 노래 부르고 예능을 촬영하는 등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는데, 대본은 많이 받고 있었다"며 "'고스트 닥터' 대본을 처음 보곤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사의 분량, CG 완성도, 메디컬, 사랑 등 풀어야 될 게 많을 것 같아서 고민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작가와 감독님을 만나서 확신이 들었고, 가족적인 드라마라고 생각해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캐릭터에 대해서는 "차영민은 오만하고 독설가며 이기적이다. 그러다가 약간 외면받을 것 같아서 풀어줄 때 확실히 풀어줬다"며 "배우들도 버릇이 있는데, 나도 모르게 나오는 말 표현 등을 빼려고 많이 노력했다. 본의 아니게 차영민의 일기장을 써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지훈은 천재 의사 역을 맡기 위해 공부도 많이 했다고. 그는 "의사를 더 존경하게 된 게, 이건 벼락치기로 몇 달을 준비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외워야 할 것도 많고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만큼 신의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영상으로 공부를 많이 하면서 현장에서 고도로 집중했다. 이제는 웬만한 응급실에 실려가도 전문 용어가 나올 것 같다"고 했다.
할아버지는 병원 설립자, 엄마는 현 재단 이사장인 의료계 '황금 수저' 고승탁 역을 맡은 김범은 "만화적인 요소가 많지만, 우리네에 있을 법한 사람 사는 이야기들이다. 우정, 오해, 화해 등을 담고 있어 편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이어 "그중에서도 승탁은 만화적인 요소를 제일 많이 갖고 있다. 표현할 때도 '거침없이 하이킥'보다 더 시트콤스러운 연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차영민과 고승탁은 몸을 공유한다. 김범은 빙의 연기에 대해 "설정 자체가 재밌었다. 몸을 공유한 상태에서 수술하는 과정도 신선했다"며 "빙의 전후의 승탁이의 변화도 관전 포인트가 될 거다. 항상 정지훈을 옆에서 관찰하면서 따라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범은 캐릭터 표현을 위해 내적, 외적으로 준비를 많이 했다고 알렸다. 그는 "병원이 우리 집안 거라 고승탁은 의사로서 사명감이 없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의사기에 직접 병원에 가서 흉부외과 교수님들과 미팅도 하고 실습도 해봤다"며 "고승탁이 철없고 소년 같고 만화스러운 캐릭터다 보니 곱슬머리를 한다거나 비싼 옷을 입는 등 많이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유이는 의대 시절 차영민을 사랑했다가 홀로 미국으로 떠나야 했던 장세진으로 분한다. 그는 "대본이 재밌었다. 여기 있는 배우들과 한 번도 작품을 같이 해본 적이 없어서 더욱 하고 싶었다"며 "의사 역도 꼭 해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주어져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메디컬 드라마라 용어를 많이 찾아봤고, 의사의 카리스마를 표현하기 위해 칼 단발도 해봤다"며 "장세진은 외롭고 혼자 감당해야 되는 게 많은 캐릭터다. 차영민 앞에 있을 때는 혼자 속마음을 얘기하다 보니까 눈물신도 많은데, 시청자들도 공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나은은 고승탁의 의대 동기이자 초자연적 현상과 판타지를 믿는 응급실 인턴 오수정을 연기한다. 그는 "고스트라는 소재가 신선했고, 그 소재를 중심으로 재미와 감동, 긴장감까지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게 좋았다. 평소 내 성격과 다른 성격의 캐릭터라 더 도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캐릭터 설정에 대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캐릭터를 맡게 돼 기대된다. 오수정은 캐릭터 자체가 코믹하다기보다는 대화나 상황 속에서 보이는 예기치 못한 모습과 케미가 재밌다"며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이고자 노력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추럴하고 꾸밈없는 느낌을 주기 위해 머리도 하나로 질끈 묶는 등 외적으로 변화도 줬다"고 알렸다.
한편 '고스트 닥터'는 3일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