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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쌍용차 인수' 새 변수…KCGI, 키스톤PE 빠진 자리 채우나

에디슨모터스 컨소, 쌍용차 자금조달 구조 변경

단독 FI 참여하는 KCGI 지분율 35% 안팎 전망





쌍용차 인수를 앞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자금 조달 구조가 변경됐다. 인수자금과 운영자금을 포함해 약 1,050억 원을 마련하기로 했던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가 빠지면서 빈 자리를 KCGI와 해외 기관 투자자들이 채울 전망이다. 이달 10일로 예정된 계약금 납입도 예정대로 이행하기로 했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당초 지난해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 컨소시엄을 꾸릴 당시 MOU(양해각서) 내용은 전략적 투자자(SI)인 에디슨모터스가 40% 안팎, 에디슨EV가 20% 안팎으로 약 66%의 지분율을 확보하고 재무적 투자자(FI)인 KCGI와 키스톤PE가 34%를 인수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쌍용차와의 본계약을 앞둔 지난해 12월부터 잡음이 불거졌다.



에디슨모터스는 인수제안서를 통해 올해 10종, 2025년까지 20종, 2030년까지 30종의 신형 전기차를 생산·판매해 3~5년 내 쌍용차를 흑자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키스톤PE는 이와 관련해 에디슨모터스에게 쌍용차 PMI(인수 후 합병)나 성장 전략에 대해 회계 기관이나 자문 기관에서 입증을 받을 것을 요청해왔다. 투자자로서 쌍용차가 추후 글로벌 전기차 업체로 도약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기 전엔 투자자금 집행이 어렵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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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모터스는 이에 대해 충분한 로우(RAW)데이터를 제공했다는 입장이다. 투자자 간 이견이 벌어지면서 에디슨모터스도 추가 자금 유치에 나섰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는 "이미 조 단위 투자를 하겠다는 해외 투자자들이 많다"며 "FI를 포함 최대 지분 35%까지만 투자를 받고 나머지는 대출 등 형태로 조달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 펀드 자금 모집을 어느정도 끝낸 KCGI와도 투자 규모를 재논의하고 있다. 키스톤PE의 빈 자리는 물론 약 800억~1,000억 원 규모의 운영자금을 추가 투자하는 것을 협의 중이다. KCGI는 지금까지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약 3,000억 원 안팎의 자금을 구두 확약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두 확약이란 아직 투자자가 자금을 납입한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 규모로 출자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는 의미다. IB업계의 한 관계자 역시 "에디슨모터스는 한국 전기버스 시장에서 점유율이 1위인데다가 전기버스만 700대 이상 생산해온 회사인 만큼 해외 투자자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자금 문제가 해결돼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현재 에디슨모터스는 본계약을 앞두고 쌍용차와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가장 큰 사안은 쌍용차에 대한 선제적 경영 참여다. 에디슨모터스는 현재 쌍용차의 빠른 경영 정상화를 위해 올해 출시하는 중형 SUV 제이백(J100)의 1충전 주행 거리를 늘리기 위해 배터리팩 용량을 61kWh에서 89kWh로 개선할 수 있도록 설계를 바꾸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달 양 사 연구진 협력과 쌍용차의 하체 설계 도면 등 자료를 요구했지만 쌍용차에서는 이에 대해 핵심 기술 유출이라며 거절했다. 이후 에디슨모터스에서는 쌍용차가 요구한 운영자금 500억 원을 대여해주는 대신 인수추진단과 사전 협의해 자금을 집행하라는 취지의 조항을 본계약서에 넣어달라고 요청했다. 쌍용차가 이에 대해서도 '경영 간섭'이라고 반발하면서 협상은 교착 상태다.

산업은행 채권단으로부터 동의를 받는 절차도 남아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올해 3월 1일까지 신규 자금 조달 계획과 회생채권 변제율 등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고 채권단 관계인집회에서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후 서울회생법원의 인가를 거쳐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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