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대 학생들이 ‘전국간호대학생비상대책본부’를 발족하고,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간호법이 상정되어 통과될 수 있도록 강력한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전국에서 모인 간호대 학생 지역 대표들은 4일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비상대책본부 발족을 선포하고, “간호법 없이 간호대생의 미래는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준용 전국간호대학생비상대책본부장(부산 동주대)은 이날 국민들을 향해 "간호사들이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간호사들의 미래는 낡은 의료법 안에 묶여 있다"며 "간호법 제정에 희망을 가지고 있던 간호대 학생들은 더 이상 응답하지 않는 국회와 정부의 벽 앞에 좌절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간호법 제정은 당연히 있어야 할 것을 요구하는 행위임에도 간호사만의 이기적인 모습으로 호도되고 있다"며 "간호대 학생들이 제대로 된 법의 테두리 안에서 국민 건강을 책임질 수 있는 간호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국민의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간호대 학생들이 요구하는 안건은 간호법 제정을 통한 △환자 안전 보장 △간호사 인권 존중 △학생 실습권 보장 △신규 간호사 교육권 전면 보장 △간호사 처우 개선 등 5가지다.
본부는 간호법이 상정되고 제정될 때까지 물러서지 않고 결의를 불태우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오는 3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가운데 간호법 제정 여부에 따라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본부가 낭독한 성명서에는 "전국 10만 간호대 학생들과 46만 간호사가 간호법 제정과 관련해 정치인들이 보여주는 말과 행동을 지켜본 다음 그대로 돌려주겠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박 본부장은 "비단 간호사 선배들만의 위기가 아님을 알고 있기에 간호대 학생들이 사생결단의 의지로 맞서려 한다"며 "오는 11일 국회 본 회의에서 간호법이 상정되고, 통과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와 국회, 청와대가 조속히 움직여달라"고 촉구했다.
전국 간호대 학생들은 지난해 11월부터 대한간호협회와 함께 매주 수요일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열리는 집회와 매일 열리는 1인 및 릴레이 시위에 참여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