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이사람] "고객 데이터 확보가 핵심...쇼핑플랫폼 의존해선 안돼"

[아크메드라비, 빠른 성장 일군 비결은]

힘들어도 자체 판매채널 키우고

全과정 내재화해 차별화에 집중

'돈주고 살만한 옷'인가 자문해야

베이비 페이스 후드티. /사진 제공=아크메드라비베이비 페이스 후드티. /사진 제공=아크메드라비




베이비 페이스 티셔츠. /사진 제공=아크메드라비베이비 페이스 티셔츠. /사진 제공=아크메드라비


"패션 사업을 시작하면 어디서, 누구에게 팔아야 할지 몰라 쇼핑 플랫폼에 의지하게 됩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플랫폼 의존도를 낮춰야 합니다."



창업 4년 만에 연 매출 700억 원을 달성하며 K패션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는 구재모·진모 아크메드라비 대표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온라인의 경우 자체 판매 채널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재모 대표는 "플랫폼에 의존하면 성별·나이·취향 등 고객 정보 데이터를 구축하기 어렵다"며 "힘들어도 획기적인 마케팅으로 자체 채널을 육성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말했다.

최근 K패션 붐을 타고 예비 창업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와 함께 패션 대기업이 셀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투자를 통해 지분을 확보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하지만 자칫 플랫폼이 브랜드를 장악해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아크메드라비는 지난 2017년 창업 이후 현재까지 외부 투자를 일절 받지 않았다. 구진모 대표는 "초반부터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외부 인력과 자금을 무리해 들이기보다 경영자가 기획부터 디자인·제조·영업까지 훤히 꿰고 있어야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부에서 전 과정을 진행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고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크메드라비의 경우 사소한 마케팅부터 기획·디자인·생산·물류까지 전 과정을 내재화했다. 많은 비용이 필요하지만 이를 통해 두 달 걸리는 납기를 최소 열흘까지 앞당길 수 있었다. '소품종 다량 판매' 시스템인 면세점에서 아크메드라비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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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재모 아크메드라비 대표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사옥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성형주 기자구재모 아크메드라비 대표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사옥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성형주 기자


구진모 아크메드라비 대표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사옥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성형주 기자구진모 아크메드라비 대표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사옥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성형주 기자


재고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구재모 대표는 "빨주노초파남보 색상을 다 팔아봤지만 판매의 대부분은 검정과 회색·남색이었다"며 "고객 데이터를 통해 어떤 색상과 사이즈가 잘 팔리는지 파악하고 생산을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두 대표는 창업 이전 동대문에서 10년간 사업을 운영하며 판매 데이터를 쌓았다. 이를 활용해 아크메드라비 론칭 초반 사이즈를 두 종류로 좁히는 등 재고를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는 트렌드를 모두 제품으로 출시하는 무모한 시도나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며 "시장의 반응을 살피며 빠르게 생산에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격에 대해서는 "무조건 낮게 하기보다 구매력 있는 옷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진모 대표는 "가격대가 낮은 브랜드라고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젊은 고객들은 더 빨리 입고 더 빨리 버린다. 간결한 디자인에 퀄리티를 올리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대표는 옷을 만들며 서로에게 '너라면 이 가격에 사겠냐'는 질문을 끊임없이 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재모 대표는 "골프웨어나 애슬레저룩이 인기라고 해서 맹목적으로 쫓다 보면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브랜드 가치의 틀을 지키는 선에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을 선보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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