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 왕국이 90년 만에 무너졌다. 미국 시장 판매량 1위를 도요타에 내줬기 때문이다. 일본 기업의 저력이 강하며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직 따라길 길도 멀다. GM에 좋은 것이 미국에도 좋다고 했던 GM 역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게 됐다.
4일(현지 시간)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지난해 도요타는 미국 시장에서 233만2,000대를 팔아 221만8,000대를 판매한 GM을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랐다. GM은 지난 1931년 경쟁사였던 포드를 꺾고 시장 판매 1위에 오른 뒤 계속해서 왕좌를 지켜왔다.
GM의 패인은 반도체 난이었다. 공급난에 공장 가동이 멈춘 GM의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보다 12.9% 급감했지만 반도체 공급망 문제에 잘 대처한 도요타는 되레 10.4% 증가했다. 이로써 도요타는 사상 처음으로 미국 시장 판매량 1위에 오른 외국 기업이 됐다.
도요타의 경우 코롤라와 캠리가 판매를 이끌었다. 코롤라와 캠리는 각각 5%와 6.5% 판매가 늘었다. 도요타 미국 판매 책임자인 잭 홀리스 수석부사장은 “1위를 유지하는 것은 우리 목표도 우선순위도 아니”라며 “작년 판매 성과를 어떠한 형태의 광고로도 활용할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반면 GM은 지난해에는 이익 극대화에 집중했다며 반도체 공급난이 풀리면 매출도 향상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혼다와 현대자동차도 선전했다. 혼다는 전년보다 8.9% 증가한 147만 대를 팔았고 현대차는 73만8,081대를 판매해 19%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