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지속가능한 문화예술을 위해…창작 씨앗 심는 예술 단체들

국립극장·코리안심포니 창작 신진 발굴

국립오페라단 성악 인재 육성 스튜디오

워크숍부터 전문가 멘토링·공연화까지


어려울 때일수록 씨앗을 심는다. 그 과실을 당장 손에 받아 들진 못할지라도.

팬데믹 위협으로 움츠러들었던 문화예술계가 신진 발굴과 작품 개발을 통한 창작 생태계 조성에 팔을 걷었다. 국내 주요 예술단체들이 기존의 신진·작품 공모나 상금 지원에서 한발 더 나아가 ‘창작자·실연자 공모→교육→작품 개발→공연’으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인큐베이팅 사업에 나서고 있다.

국립극장은 올해부터 작창·안무·지휘 분야 창작자를 발굴하는 ‘가치 만드는 국립극장’ 사업을 진행한다./국립극장국립극장은 올해부터 작창·안무·지휘 분야 창작자를 발굴하는 ‘가치 만드는 국립극장’ 사업을 진행한다./국립극장





국립극장은 올해부터 극장 전속인 창극단, 무용단, 국악관현악단의 작창·안무·지휘 분야 창작자를 발굴해 양성하는 ‘가치 만드는 국립극장’ 사업을 펼친다. 분야별로 공개 모집을 통해 3~4명의 예술가를 선발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약 1년 간 다양한 창작 워크숍을 제공한다. 선발된 예술가들은 국립극장 전속단체와의 협업을 통한 작품 개발, 관객·전문가 대상 시연 공연까지 단계별 제작 과정에 참여할 수 있고, 개발된 작품은 공연 적합성과 독창성, 대중성을 검토해 추후 국립창극단과 국립무용단 신작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지휘자 프로젝트 전 과정을 거친 지휘자는 내부 평가를 거쳐 올 하반기 국립국악관현악단 공연의 객원 지휘도 맡는다. 이들에게 창작 비결을 전수할 멘토로는 작창가 안숙선·한승석·이자람, 극작가 배삼식, 연출가 고선웅, 지휘자 원영석·최수열 등 국내 최고 예술가들이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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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지난해 첫발을 뗀 신진 작곡가 발굴 프로젝트 ‘작곡가 아틀리에’를 이어간다. 올해는 지난해 최종 선정된 작곡가 3인의 작품도 정기 공연에서 첫 공개한다. 2월에는 엘리아스 피터 브라운의 지휘로 임영진의 ‘상한 갈대, 꺼져가는 등불’이 연주되며, 5월에는 피네건 다우니 디어 지휘로 위정윤의 ‘번짐 수채화’를 선보인다. 10월에는 라일란트 예술감독이 지휘하는 전예은의 ‘장난감 교향곡’이 관객들과 만난다. 특히 2월 공연은 코리안심포니 국제지휘콩쿠르 우승자와 작곡가 아틀리에 선정자의 작품이 함께하는 무대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국립오페라단도 지난해 오페라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문을 연 ‘오페라스튜디오’를 심화할 방침이다. 스튜디오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젊은 성악 인재들에게 성악, 오페라 코칭, 외국어 발음, 연기, 음성학 등을 전문적으로 가르친다. 교육생들은 창단 60주년을 맞은 오페라단의 올해 첫 공연인 오페라 갈라 페스티벌(2월) 무대에도 함께 한다.

유명 예술가나 흥행이 입증된 명작 대신 신진·창작 발굴을 선택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많은 시간과 품이 들지만 그만큼의 흥행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연계는 코로나 19 위기가 이 같은 ‘장기 투자’의 필요성을 일깨웠다고 입을 모은다. 클래식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2년은 여러 무대가 취소되면서 각 단체가 존재 이유와 지속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민한 시기였다”며 “새로운 예술을 고민하면서 자연스레 창작 생태계 조성의 필요성이 커진 것 같다”고 전했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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