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이슈가 대선판을 다시금 달구고 있다. 소위 이대남(20대 남성)과 이대녀(20대 여성)간 표심이 엇갈리는 가운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개적으로 발표한 게 도화선이 됐다.
윤 후보는 지난 7일 오후 5시 20분쯤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 일곱 글자로만 된 글을 부연 설명 없이 올렸다. 기존 공약은 여가부 폐지가 아닌 양성평등가족부 개편이었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당을 지지하는 민심이 그걸 더 원한다는 판단에 윤 후보가 여가부 폐지 공약을 며칠 전 전향적으로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글에는 4시간만에 호응 댓글이 5,000개 넘게 달리며 ‘이대남’들로부터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는 페이스북에 성평등을 상징하는 보라색 화면에 '성평등부(여성부) 강화'라고 쓴 글을 올려 맞불을 놨다. 윤 후보의 글을 풍자해 ‘이대녀’ 표심을 공략한 것이다.
국회 여성가족위 민주당 간사인 권인숙 의원도 윤 의원의 행보를 비판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윤 후보가 "노골적으로 젠더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성별로 편을 갈라 20대 남성 지지율을 회복하려는 게으른 사고가 지겹고 한심하다"고 강력 비판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모인 인터넷카페에는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를 영입하더니 이제는 안티 페미니즘 행보냐”는 비판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은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 공약에 대해 공식 입장을 표명하진 않았다.
공교롭게도 윤 후보가 글을 올린 이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여성 인권 관련 유튜브를 녹화해 일부 지지자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이 후보는 이날 페미니즘 성향으로 널리 알려진 유튜브 '닷페이스'에 출연했다가 일부 지지자들이 출연 철회를 요구하자 해명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 글에서 "제가 출연한 미디어에 대한 우려와 논란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어떤 청년의 목소리도 (청취하는 것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