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통신 사찰’ 논란 공수처, 보강 아니라 폐지가 답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민간인 통신 사찰’ 논란으로 폐지론까지 제기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구하기에 나섰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7일 선거대책위원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공수처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인력과 예산을 대폭 보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개 (검찰) 지청보다 못한 25명의 (검사를 둔) 공수처에 ‘수사 잘하네, 못하네’ 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공수처를 감쌌다. 반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공수처의 통신 자료 조회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수처의 문제는 인력이나 예산이 아니다. 지난해 1월 21일 출범한 공수처는 수사 능력 부족과 정치적 중립성·독립성 위반 등으로 끊임없이 비판을 받아왔다. 공수처가 지난 1년 동안 수사에 착수한 24건 중 마무리한 사건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불법 특별 채용 의혹 1건뿐이다. 특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제기된 ‘고발 사주’ 의혹 등 야권 관련 수사는 득달같이 하면서도 친(親)정권 인사인 이성윤 서울고검장 혐의 조사 과정에서는 ‘황제 조사’ 구설에 올라 정치 편향 논란을 자초했다. 최근에는 마구잡이 통신 자료 조회로 정권 비판 세력 탄압 및 인권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공수처는 윤 후보 등 야당 정치인과 언론인 및 그 가족 등 200여 명에 대해 무더기 통신 조회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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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데도 공수처와 민주당은 사과와 반성을 하기는커녕 “합법 절차를 따랐다”고 강변하고 있다. 고위 공직자에 대한 수사권 외에 기소권까지 가져 외국에 유사 사례가 없는 공수처는 헌법에도 근거 규정이 없어 위헌 논란 속에 출범했다. 존재 의미를 잃은 공수처는 조직 보강이 아니라 아예 폐지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검찰에 통신 조회를 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만큼 정부와 국회는 수사기관에 만연해 있는 무차별적인 통신 조회 관행을 뿌리 뽑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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