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사설] 洪 “15일간 경제 성과 홍보” 대놓고 관권 선거 하나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10일 소셜미디어에 “문재인 정부 5년간의 경제 성과와 과제를 알리기 위해 15일간 매일 3개 내외를 묶어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가 세계 10위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했다는 내용을 포함해 ‘숨은 성과’도 담겨 있다”며 36가지를 시리즈로 내보내겠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에 자부심을 갖기 바란다”고도 했다.



홍 부총리가 예고한 ‘치적 연재물’은 현 정부의 정책 실패에 대한 복기는 없고 여권의 정책 결과를 장밋빛으로 포장해 알리기 위한 자화자찬의 무대일 뿐이다. 집값 폭등, 최저임금 과속 인상 등을 비롯한 소득 주도 성장의 참상, 국가 채무 급증 등에 대한 진솔한 자기 반성과 사과의 모습은 찾기 힘들다. 그가 강조하고 싶은 ‘성장’은 무역 규모 확대나 세금으로 만들어낸 단기 알바 등이 대부분이다. 반면 규제 사슬을 피하기 위한 기업의 해외 이탈은 사상 최대를 이어가고 있다. 경제 부처 수장이 대선을 앞두고 정권 홍보에 앞장서는 것은 여당을 대놓고 편드는 사실상의 ‘관권 선거’라 해도 과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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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부총리는 ‘역대 최장수’ 타이틀을 달았지만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이지 않다. ‘홍두사미’ ‘홍백기’ 등의 조롱은 재난지원금, 부동산 정책 등 고비마다 여당의 포퓰리즘 정책을 제어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담고 있다. 국가 채무가 문재인 정부 기간에만 400조 원 넘게 급증하는 동안 그가 한 일은 예외 조항이 가득한 ‘무늬만 재정 준칙’을 국회에 보낸 것뿐이다. 또 잠재성장률이 2% 수준으로 추락하는 와중에도 구조 개혁 작업에 착수하지 않았다. 지금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정부·기업·가계의 부채가 폭발 직전이고 인플레이션 및 긴축발(發) 퍼펙트스톰으로 비상 체제를 가동해도 모자랄 위기다. 대선을 앞두고 경제 수장이 ‘경제의 정치화’라는 오해 살 행동을 하는 것은 역대 정부에서 찾기 힘들다. 지금 해야 할 일은 지난 5년의 정책 실패에 대한 ‘백서’를 만들어 차기 정부에 넘겨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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