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AI·우주항공 등 빅프로젝트로 추진"…이재명, 10대 미래기술 키운다

■신경제 비전 선포

과학·산업·교육·국토 등 대전환

135조 투입 200만개 고용 창출

'재정건전성 악영향' 문제제기엔

"국가 역할 확대되는 시대" 주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이재노믹스(이재명+이코노믹스)로 명명한 ‘신경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권욱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이재노믹스(이재명+이코노믹스)로 명명한 ‘신경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권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인공지능(AI)과 우주항공 등 10대 미래 전략기술 개발을 ‘대통령 빅 프로젝트’로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참여정부 때 운영됐다가 폐지된 과학기술혁신부총리직을 신설해 과학기술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구상이다. 과감한 재정 투입 등 국가 주도 경제성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서는 “국가의 역할이 확대되는 시대”라며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이 후보는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신경제 비전 선포식을 열고 “정권 단위가 아닌 장기적인 계획하에 (과학기술) 개발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과학기술을 비롯해 산업·교육·국토 등 4대 분야의 대전환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10대 미래전략기술을 선정해 집중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상 분야는 AI·양자기술·우주항공 등이다. 과학기술혁신부총리 도입도 예고했다. 이 후보는 “과학기술혁신부총리가 국가 과학기술 혁신 전략을 주도하려면 기획과 예산 권한을 대폭 위임해야 한다”는 소신을 수차례 밝혀왔다.



산업 대전환 구상은 6개 분야(디지털·에너지·중소벤처·서비스업·제조업·수출)로 나눠 설명했다. 이 후보는 특히 “매년 예산의 3%를 디지털 전환에 투자하겠다”면서 100만 명의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고 2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전했다. 국가 재정 85조 원과 함께 지방자치단체 대응 투자 20조 원, 민간 부문의 30조 원 투자 등을 통해 총 135조 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에너지 대전환 공약으로는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에너지 대전환은 배제가 없는 정의로운 전환이어야 한다”며 “기후대응기금 확충, 전환 기업 노동자에 대한 체계적인 직업훈련 지원” 등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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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 분야에서는 “국가 균형 발전은 배려가 아니라 피할 수 없는 생존 전략”이라며 “대한민국을 ‘5극 3특’ 체제로 만들어 초광역 메가시티로 발전시키겠다”고 공약했다. 5개 메가시티는 부산·울산·경남의 동남권, 대구·경북의 대경권, 세종·대전·충청의 중부권, 광주·전남의 호남권, 수도권 등이다. 3개 특별도는 새만금·전북특별도, 강원평화특별도, 제주특별자치도를 뜻한다.

철도망 투자도 대대적으로 실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주요 이동 수단을 고속철도로 전환해 친환경적인 교통망을 구축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 후보는 “광주~대구 달빛내륙철도를 조기 추진하고 가덕도신공항을 비롯한 항공교통망 구축도 차질 없이 지원하겠다”며 비수도권 유권자의 표심에 호소하는 모습도 보였다. 교육 분야에서는 “대학 교육에 대한 지원을 획기적으로 늘리겠다”며 교육과정 유연화와 지역 대학 혁신 체제 구축, 대학 도시 건설, 온라인 중심 대학 교육 확대 등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신경제 목표로는 세계 5강의 경제 대국, 국민소득 5만 달러, 코스피지수 5,000 달성 등 이른바 5·5·5 공약을 내세웠다. 다만 “임기 내에 도달할 수치 목표가 아니고 우리가 지향할 목표”라고 덧붙였다.

여권 일각에서는 국가가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경제성장을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이 재정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시대적 추세에 어긋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같은 날 자신의 경제 비전에 대해 “정부가 아닌 민간 중심”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이 후보는 이날도 신경제 비전의 가장 핵심은 ‘국가의 역할 확대’라며 소신을 굽히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비판의 목소리를 염두에 둔 듯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의 전환적공정성장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은 국가의 역할이 확대되는 시대라는 것을 염두에 뒀다”며 “미국·일본·유럽 등 주요 선진국들은 어마어마한 투자로 기술 전환을 하고 있다”고 공약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프라 투자 산업을 열고 도와주는 것이 국가가 할 일”이라며 “이를 통해 민간 기업이 더 자유롭게 기업 활동을 하도록 돕겠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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