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계열사 임원들이 혈액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별 성과급의 일부인 100억원을 자발적으로 내놓아 화제가 되고 있다. 또 주요 계열사를 이끄는 신임 사장들도 1억 원 이상의 거액을 비영리단체에 기부하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나서면서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재계와 대한적십자들에 따르면 삼성그룹 계열사 임원들은 이날 자발적으로 지난해 말 받은 특별 격려금 가운데 100억 원을 모아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헌혈의집 방문자가 급감하면서 수혈용 혈액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부에 나선 삼성그룹 임원들은 헌혈버스를 이용한 찾아가는 헌혈 서비스 확대를 위해 뜻을 모았다. 이들이 기부한 성금은 전국 15개 혈액원에서 운영하는 구형 헌혈버스를 교체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최영무 삼성 사회공헌업무총괄 사장은 “삼성 임원들이 어려울 때일수록 사회와 함께해야 한다는 마음을 모아 기부금을 마련했다”며 “이번 기부가 코로나19로 위기를 겪고 있는 혈액 부족 이슈 해결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내 계열사 사장들도 개별적으로 기부 행열에 동참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에 1억 원 이상을 기부한 ‘아너 소사이어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도 ‘대한적십자사 레드크로스 아너스클럽’이 됐다. 아너스클럽은 사회복지를 위한 비영리단체에 누적 금액을 기준으로 1억 원 이상을 기부했거나 기부를 약속한 고액 개인 기부자들의 모임이다.
장 사장과 김 사장 외에도 지난해 말 단행한 인사에서 승진한 주요 계열사 신임 사장들도 나눔을 실천하는 의미에서 다수가 아너스클럽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020년에는 박학규 삼성전자(005930) 경영지원실장(당시 삼성전자 DS 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과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당시 삼성전기 사장)이 사랑의열매 아너 소사이어티에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삼성 사장단이 개인 자격으로 고액 기부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이면서 재계는 법인에 의존하는 국내 기부 문화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부 참여율은 2011년 36.4%를 기록한 이래 거듭 하락해 2021년에는 21.6% 수준으로 내려앉았다.